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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혼자하는 게임

동키콩 컨트리 2(1995)

 

 

 

50명이나 되는 급우 중에서 컴퓨터를 가진 사람이 한 손으로 꼽을 수 있던 시절,

제 게임 생활을 책임진 것은 거실 TV에 연결해서 플레이하는 슈퍼 패미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슈퍼 패미컴 게임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열심히 하였던 게임을 꼽으라면

하나가 슈퍼 마리오 월드이고, 또 하나가 동키콩 컨트리 2였습니다.

 

어렸던 저희 형제에게는 만만치 않은 난이도여서 플레이는 모험의 연속이었고

사이가 좋지 않았던 형제가 어쩔 수 없이 힘을 합해야 할 일도 많았습니다.

디디콩으로 점프 컨트롤이 중요한 시점이나 코뿔소를 쓰는 곳에서는 동생에게 컨트롤을 넘기고

딕시콩의 체공 컨트롤이나 앵무새를 타고 날아야 하는 시점에서는 제가 패드를 잡았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였던 월드는 4번째 월드였습니다.

제 동생이 가시 덤불 스테이지에서 고전할 때, 거칠 것 없이 뚫고 나갔습니다.

30분 넘게 걸려서 마침내 보스인 킹 비를 잡아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반대로 싫은 기억 밖에 없었던 것이 월드 3,

음울한 늪지라서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지 않은데 전체적으로 짜증나는 스테이지가 많았습니다.

보스도 제 동생은 수월하게 잡던데 저는 도저히 처리하질 못 하겠더군요.

 

 

그래도 최종 보스인 캡틴 크루루를 무찌르고 비행선 밖으로 날려버리는데까지는 성공하였고

드디어 이 게임도 끝까지 깼다고 방방 뛰면서 좋아하고 있었는데

엔딩에서 DK 동전 개수가 부족해서 시상대에 올라가지 못했고 진정한 지옥문이 열렸습니다.

 

게임 공략집이란 개념이 없던 당시에 DK 동전을 찾기 위해서 온 맵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아직까지도 욕을 나오는 것이 2월드 두번째 스테이지,

그래도 DK 동전은 메인 스테이지에 있다는 룰조차 깼다는 점에서 최악이었습니다.

덕분에 다른 보너스 스테이지에도 DK 동전이 있을 것 같아서 다 뒤지고 다녔죠.

그렇게 몇 달을 뒤졌지만  30개 조금 넘는 수준이 한계였고, 다른 게임으로 관심이 넘어갔죠.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다시 클리어를 해보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눈치채지 못했던 힌트 덕분에 새로 찾은 것들도 있지만

몇 번을 돌아도 도저히 못 찾겠다고 싶은 것들은 미련없이 공략을 찾아보았습니다.

 

월드 2의 보스전 직전 스테이지에서 

앵무새로 올라가던 중에 옆으로 가는 길이 있는건 수십 번을 해도 못 찾았던 것입니다.

월드 3에서 어두운 수중 스테이지에서 시작하자마자 위로 올라가면 비밀 통로가 있는 것도 그렇고요.

대충 4,5개 정도의 DK 동전과 그보다 조금 더 많은 정도의 보너스 스테이지를 덕분에 찾았습니다.

 

 

그렇게 39개의 DK 동전을 모으니 새로운 스테이지가 열렸습니다.

거기에 가니 당연히 상어밥이 되었다고 생각한 최종 보스가 살아돌아와 재대결을 벌이더군요.

그리고 다시 한 번 박살내니 이번에는 탑이 완전히 붕괴하면서 진정한 엔딩이 나왔습니다.

 

붕괴하는 탑과 저 상황에서도 살아남아서 도망가는 최종보스의 모습.

 

결국 이 한 장의 이미지를 위해서 그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P.S.

그 당시 저 게임을 한 후에 동키콩 컨트리 1도 해보았는데 2에 비해서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특히 동키콩은 움직임이 무겁다는 점 때문에 아무도 쓰려고 하지 않았던 슬픈 기억이 있네요.

그래도 2와는 다른 동물 캐릭터가 많아서 신선한 느낌은 들었고 어찌어찌 엔딩은 봤습니다.

다시 하라면 할 것 같지는 않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