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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혼자하는 게임

하원기가의 일족(1993)

 오늘 회사 아래층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사무실이 폐쇄되었습니다. 덕분에 점심도 못 먹고 귀가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주말에 나가서 보충해야할 판이라 한 2주 쉬면 모를까 그렇게 기쁘지는 않네요. 일하는 층도 달라서 검사 받을 필요도 없고 저도 증상은 없지만 만약을 생각해서 점심은 햄버거로 해결했고, 저녁도 테이크 아웃을 할 생각입니다. 회사 밥이 공짜인데도 참 맛있는데 그보다 못할 걸 돈 주게 먹게 되어서 살짝 억울하네요.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는 추억의 ELF 게임 포스팅입니다. 이번에는 하원기가의 일족입니다. 제대로 해석한다면 카와라자키가의 일족이지만 당시에는 다들 하원기가의 일족이라고 읽었습니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로쿠로가 됩니다. 그는 고액의 보수에 끌려서 여름방학 동안에 어딘가 수상한 카와라자키 가문의 잡부로 일하게 가지만 그곳에서 이 가문이 굉장히 음침하고 기괴한 곳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곳에서 그는 몽환과 같은 경험을 하고 자신이 고른 선택에 따라서 일생을 결정하게 됩니다.

 

 이 게임은 다른 게임에 비해서도 특히 선택지가 많고 그에 걸맞게 다양한 엔딩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선택지의 결과가 예상과 다른 경우도 많고, 그 결과가 늦게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지 일일이 해보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집안 사람들의 말을 잘 듣다보면 타락하고, 너무 거부하면 살해당해서 쉽지 않았어요. 덕분에 당시에는 해피 엔딩은 레이 엔딩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미사코나 카오리도 엔딩이 있을 것 같았는데 몇 번을 시도해도 실패하더군요. 특히 카오리는 저택으로 잡혀가면 실패라고 생각해서 포기하였는데 이번에 다시 플레이하면서 확인해 보니 잡혀가는 것은 절대로 막을 수 없더군요. 당시에는 정말로 아무런 정보가 없어서 생겼던 일이죠. 생각해보니 미이나도 루트가 있을 것 같아서 찾아보겠다고 열심히 도전했던 기억이 있네요. 게임에서 피해자 역이다 보니 뭔가 구해줄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찾아보니 어떤 루트로 가도 미이나는 사치코에게 괴롭힘만 당하다가 끝나네요. 

 

 노노무라 병원이 추리물, 이사쿠가 탈출 게임을 표명하였다면 이 게임은 공포/미스테리를 노린 것 같은데 사실 별로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당시에도 지금도 저 구조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이 들었고요. 이게 성립하려면 사람의 독점욕을 부정해야 하는데 게임 내에서 아리스에 손들 대면 슌스케에게 살해당하고, 카와라자키 일족이 된 로쿠로에게 난바라가 쿄코와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하죠. 사실 고용인이 식사에 독을 타서 모두를 죽이고 재산을 두득히 챙겨서 잠적하는 미래 밖에 연상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