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 사는 이야기/기행문

홋카이도 여행기 2 - 첫째날의 여행(2): 곰 목장에서 즐거운 한 때

점심식사를 마치니 시간은 1시 35분 정도였고

 

상점가에 있는 커다란 표지판을 따라서 노보리베츠 곰 목장을 향했습니다.

 

입구까지 가는 길이 상당히 가파른 언덕길이었는데

 

완전히 얼어붙어있는데다가 위에는 눈까지 쌓여있어서 생각 이상으로 고생했습니다.

 

 

(입구 표시판)

 

올라가보니 위와 같은 표지판이 반갑게 맞아주고 있었고

 

안내대로 들어가니 곰과 노보리베츠 관련 상품이 전시되어있는 곳이 있고 입장권을 팔고 있었습니다.

 

입장권 가격은 성인 1인에 2520엔(!!)이었고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곳이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키긴 하였지만 비싸다는 생각은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입장권을 사서 입장한 직후 찍은 사진)

 

입장 후 일단 케이블카를 따고 산 정상으로 올라가야했습니다.

 

위에 사진 긑에 보이는 공간이 바로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었습니다.

 

설명에는 케이블카로 5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못했습니다.

 

 

(올라가기 시작한 직후에 찍은 사진)

 

케이블카는 흔히 유원지 관람체에서 볼 수 있는 동그란 4인승이었습니다.

 

문제는 이게 원래 그런건지 아니면 약간 문제가 있었던건지 좀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뭔가 좀 불안할 정도로 흔들려대면서 케이블카는 계속 올라갔습니다.

 

 

 

좀 많이 올라가더군요.

 

5분이라는 시간이 그다지 짧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에 좌우로 크게 흔들리면서 가드레일을 신나게 두들겨댈 때는 가슴이 벌렁거리더군요.

 

 

올라가서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암컷 곰들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출발 전에 읽어보았는데 암컷들이 애교가 넘친다고 하더군요.

 

(먹이를 달라고 손을 흔드는 암컷들)

 

네, 귀엽습니다.

 

영상을 촬영한 후에 저도 근처 매점에서 100엔에 12개 짜리 간식을 사다가 던져주었습니다.

 

근처에는 이 먹이를 노리고 까마귀들도 상당히 모여있었는데

 

곰이 던져주는 먹이를 한 번에 못 받아먹고 흘릴 경우, 높은 확률로 까마귀가 채가더군요.

 

실제로 안내문에는 사육사들도 이 까마귀들이 곰 먹이를 훔쳐먹어서 골치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다음은 수컷 곰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 곳은 구조가 좀 특별해서 '사람 우리'라고

 

일반적인 동물원과는 달리 반대로 사람이 우리에 갖혀서 곰을 보는 듯한 구조입니다.

 

 

 

 

곰이 와서 유리를 긁으면서 먹이를 달라고 하는데 박력이 다르더군요.

 

저 얼굴만 해도 거의 제 상체 수준의 크기였습니다.

 

가끔 옛날 이야기에 곰을 때려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가까이서 보니 야생에서 조우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 크기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전시관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일단 들어가는 순간 흠칫하고 놀랐습니다.

 

 

전시관에 입장하자마자 있는 계단 앞에 실물크기의 곰 박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저게 문 열리자마자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바람에 깜짝 놀랐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 보니

 

곰의 뼈와 박제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곰의 생태에 대해서 설명을 해놓았으며

 

곰과 토착 민족인 아이누인의 생활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누 전통복이 이쁘더군요.

 

제가 원래 각국의 전통복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3층은 전망대였습니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화구호)

 

(저 멀리 보이는 태평양)

 

곰 목장 자체가 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기에 거기 3층 건물인 전망대는 상당히 경치가 좋더군요.

 

기대도 하지 않았던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기에 상당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특히 눈 덮힌 화구호 사진은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사용하고 싶어서

 

여러 번 시도하여 나름대로 공을 들여 사진을 찍었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서 부속으로 붙어있는 아이누 민속촌으로 향했습니다.

 

 

조금 더 가까이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길에서 두 걸음 정도 벗어난 순간 눈에 허리까지 잠겨버렸고 허둥지둥 빠져나왔습니다.

 

다람쥐 마을도 있었지만 잠을 자는 시간인지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아 아쉽게도 포기하였습니다.

 

내려오기 전에 첫 기념품인 곰 목장 기념 열쇠고리를 하나 샀습니다.

 

가족 중에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선물하고 아니면 제가 가지려고 했는데

 

부모님이 마음에 들어하셔서 아버지 자동차 키 열쇠 고리로 낙점 받았습니다.

 

 

케이블카를 다시 타고 내려와서 입구쪽 휴게실에서 잠깐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렇게 상품도 전시되어 있었고

 

무엇보다도 Wifi가 되는 장소여서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간단하게 연락을 하였습니다.

 

특히 부모님께서는 제가 혼자서 여행간다고 하셔서 많이 불안해하셨던 것 같았습니다.

 

쉬고 있는 도중에 염라와 귀신 복장을 한 사람들이 방울을 흔들고 다니더군요.

 

 

급히 찍느라 폰이 흔들려서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지 않은게 아쉽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각보다 시간을 지체한 덕에

 

3시 20분에 JR 노보리베츠 역으로 통과하는 버스를 놓치게 되었습니다.

 

3시 55분에 JR 노보리베츠 역에서 토마코마이로 기차를 놓치게 되면

 

다음 열차는 1시간 가량 역에서 기다려야 해서, 숙소 체크인 시간을 맞추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3시 40분 버스를 타고 아슬아슬하게 53분에 JR 노보리베츠에 도착

 

귀신과 같은 기세로 매표소로 돌진해서 표를 구입한 후에 다시 바람같이 달려서 열차를 잡아탔습니다.

 

 

숙소는 토요코인 토마코마이 에키마에 점이었습니다.

 

1박에 4940엔에 사전 예약으로 500엔 할인받고, 청소 서비스 받지 않는 대신에 300엔을 할인받아서

 

외려 한국에서보다도 저렴하게 묵었습니다.

 

 

저녁 식사는 처음에는 나가서 먹으려고 하였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난데다가 하루 종일 걷고 뛰어서 기진맥진한 상태였고

 

숙소에서 상점가 가는 길이 좀 어둡고 인적이 없는게 찝찝해서

 

일단 숙소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무료 식사인 카레라이스를 먹었습니다.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무료여서 그런지 한 그릇 더 먹을 수는 없더군요.

 

그리고 근처 로손에서 안주로 삶은 계란을 사와서

 

방에서 삿포로 classic 맥주 한 캔으로 일본 여행의 무난한 출발을 기리며 혼자서 건배했습니다.

 

삿포로 classic은 정말 맛있더군요.

 

일반 삿포로 맥주보다도 쌉쌀한 맛이 강한게 이것만으로 여행갈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기분좋은 술기운과 노곤한 피로에 기분좋게 잠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