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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기행문

홋카이도 여행기 3 - 둘째날의 여행(1): 오타루는 여름에 가야겠다

둘째날 관광 목적지는 오타루였습니다.

 

삿포로를 기준으로 토마코마이와는 반대쪽에 위치하고 있기에

 

이동거리가 상당히 길어져서 계획을 세울 때 꽤나 망설였지만

 

오타루 자체도 상당히 매력적인 곳이 많았고,

 

철도로 이동하면 경치도 상당히 좋다고 들어서 큰 맘 먹고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오타루 웰컴 패스입니다.

 

치토세 공항과 삿포로 역에서만 구입이 가능하고, 구입에는 외국인 신분을 증명하는 여권이 필요합니다.

 

삿포로와 오타루 간 철도와 삿포로 지하철의 1일 무료 패스입니다.

 

 

저는 첫날에 공항에서 바쁘게 버스를 타느라 오타루 웰컴 패스를 구입하지 못하였기에

 

토마코마이에서 삿포로까지 철도를 타고 와서 구입하였습니다.

 

이 경우 절약할 수 있는 금액 자체는 정말로 별거 아니게 되지만

 

오타루에서 돌아오는 길에 삿포로에서 내려서 저녁 관광을 할 수가 있고 이게 주목적이었습니다.

 

 

토마코마이에서 출발할 때는 날이 맑아서 챙겨온 우산을 숙소에 놓고 나왔는데

 

삿포로에서부터 이미 눈이 내리고 있어서 뭔가 불안한 느낌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삿포로에서 오타루로 가는 도중 창밖에 날씨는 어느새 눈보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삿포로에서 오타루로 가는 도중 사전에 조사한대로 바다가 나오긴 하였는데

 

날씨도 흐리고 눈도 내리고 있어서 바다도 회색빛이고 거칠어서 그다지 예쁘지가 않았습니다.

 

여름에 푸른 바다였으면 더 아름다웠을 것 같아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오타루 역에서 내리자마자 찍은 사진입니다.

 

눈이 약해져서 도보 여행에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살짝 안도했습니다.

 

 

오전 여행의 테마는 '자유 여행의 특권을 누리자.'였습니다.

 

일부러 좀 돌아서가더라도 주택가를 가로질러 가서

 

실제 일본 주택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 계획이었습니다.

 

 

돌아다니다가 본 신사 하나.

 

용궁 신사라고 써있는데 류구로 읽으려나요?

 

옆에 있는 한자는 武揚인데 이건 어떻게 읽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본 여행을 왔으니 신사 구경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올라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면 알겠지만 신사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 동안

 

급격히 눈빨이 굵어졌고 바람도 불기 시작했습니다.

 

눈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기 시작해서 어쩔 수 없이 큰 길가로 나왔습니다.

 

 

 

진짜 "사람 살려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폭설이었습니다.

 

원래도 빙판길이었는데 그 위에 눈이 쌓이니 미끄러워서 걷기도 힘들었고

 

날은 춥고 바람도 많이 불고 안경에 눈이 달라붙어서 앞이 보이지 않기 시작하니

 

지도에 써진 거리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체감 거리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걸으면서 지도를 확인하였는데 '아직도 여기야...'라는 생각 밖에 나지 않더군요.

 

 

 

인도 상황이 이렇습니다.

 

사람다닐 길에 쌓인 눈을 길 양 옆에 치워놓았는데

 

그게 전혀 녹지 않고 오히려 얼어붙은 상태에서 다시 눈이 내리는 상황을 반복하니 아예 지층을 형성했더군요.

 

머리 속에서 드는 생각이

 

'운하가 있는 일본 안의 유럽이래서 암스테르담이나 베네치아를 생각했는데 모스크바였냐!!'

 

 

걷다보니 마침내 운하가 나오더군요.

 

 

원래는 운하를 따라서 걸으면서 느긋하게 경치를 즐길 생각이었지만

 

춥고 다리 아프고 손이 곱아서 슬슬 한계에 달하고 있는데다가

 

갑자기 미친 듯이 눈이 쏟아져서 가까이에 있는 공예점으로 피신했습니다.

 

 

관광지 중심에서 좀 떨어져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좀 한산한 가게였지만

 

그래도 꽤나 볼만한게 좀 있었고 무엇보다도 따뜻했습니다.

 

가게 주인에게 이 정도 눈 내리는 일이 흔하냐고 물으니 흔하다는 답변이 와서 놀란 건 덤입니다.

 

여기서 오타루 기념품을 샀습니다.

 

 

온도계입니다.

 

오타루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추위와 눈보라여서 저에게 오타루의 기억을 가장 잘 되새겨줄 것 같습니다.

 

다음에 오타루에 갈거면 여름에 갈 거라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여기서 친구들 선물들 쇼핑을 하였습니다.

 

 

여기서 체력을 충전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상점가에서 귀여운 눈사람도 보고

 

 

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오리 무리도 보며 걷다보니

 

어느덧 점심 시간이 되었습니다.

 

 

 

 

식사는 도시락으로 먹었습니다.

 

일본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에키벤이어서

 

미나미 치토세 역에서 공항 특급으로 갈아탈 때 구입하였습니다.

 

원래는 벤치에서 운하를 보며 먹을 계획이었지만 날씨가 날씨인 관계로

 

비어있는 카페에 들어가서 카페오레 하나를 주문하고 먹었습니다.

 

 

11시 반에 오타루 역을 출발하여 중간에 약간 쉬기는 하였지만

 

2시는 되서야 관광 중심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베네치아 미술관 1층, 2층부터는 입장료를 받기에 시간도 애매해서 그냥 스킵했습니다.

 

 

아버지에게 선물할 마네키네코 하나 사려고 들어간 가게에서 발견한 물건

 

여기는 참고로 유리 공예점이었습니다.

 

크기가 마음에 드는게 없어서 여러 군데 들러서 적당한 마네키네코 하나를 구입하였습니다.

 

 

마침내 메르헨 사거리에 있는

 

오타루 여행의 메인 디쉬라고 할 수도 있는 오르골당에 도착하였습니다.

 

 

 

옆에 있는 시계는 증기 시계라고 뭔가 랜드마크처럼 소개해놓았는데

 

실제로 보니 크기도 별로 크지 않고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형형색색의 오르골이 전시되어있는 1층.

 

유리 안에서 인형이 도는 간단한 것부터 관람차 같은 복잡한 것까지 다양한 것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돌리면서 음악을 듣는 것이 가능하여서 여러 가지를 들어보았습니다.

 

JPOP이 상당히 많았는데 아쉽게도 저는 JPOP에는 까막눈이어서 포기하고

 

클래식이나 올드팝 위주로 들어보았습니다.

 

애니메이션 곡도 좀 있었는데 디즈니 사 작품과 지브리 사 작품은 거의 다 있다는 느낌이었고

 

그 외의 작품은 원피스의 Believe 밖에 못 찾았습니다.

 

 

제품이라기보다는 작품이라고 불릴 만한 오르골이 전시되어 있는 2층.

 

여기 있는 물건들은 엔을 원으로 바꾸어놓아도 얕볼 수 없는 가격을 가진 것 뿐입니다.

 

당연하게도 만져볼 수 없는 물건들 뿐이라 겁이나서 휙 한 번 돌기만 했습니다.

 

 

2층에서 1층을 찍은 사진.

 

이후에 1층에 내려와서 오르골 하나를 샀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팝송인 My Way가 나오는 것으로 안에 톱니바퀴가 돌아가는게 보이는 타입입니다.

 

 

이 후에 가게를 나와서 운하를 따라서 걸었습니다.

 

오후 3시에 영하 4도.

 

바람이 많이 불고 계속 눈이 내려서 그런지 체감 온도는 좀더 추웠습니다.

 

 

경치 하나는 절경이었습니다.

 

저거 벽이 아니라 눈입니다.

 

 

 

 

근처 대학이나 단체에서 쌓인 눈으로 조각을 하고 간 것도 있었습니다.

 

원래는 밤까지 남아서 운하의 야경을 감상하고 저녁까지 먹고 갈 생각이었지만

 

너무 춥고 지쳐서 여기서 삿포로로 퇴각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여름에 한 번 더 온다면 다른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