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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기행문

CVPR에 겸사겸사 여행하기 - 음식편(2)

학회 사흘째, 더 이상 학회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에 만족하지 못하고 근처 푸드 트럭에서 사먹었습니다.

 

 김에 얇게 밥을 두르고, 깻잎과 상추, 계란과 햄, 당근, 맛살을 넣고 가운데는 돈까스를 넣은 음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판다면 아마 돈까스 김밥 정도로 명명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6불 정도 되는 가격이었지만, 하나는 점심에 다른 하나는 저녁에 먹어서 생각만큼 부담되지는 않았습니다.

 

 학회 나흘째, 근처 중국 음식점...이라기보다는 한식, 중식, 일식을 전부 파는 아시안 레스토랑에서 식사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왔으니 캘리포니아 롤!'이라는 이유로 캘리포니아 롤에 레모네이드 한 잔 주문하였습니다. 오랜만에 알싸한 와사비 향 도는 간장 맛을 느끼니 음식의 질이나 가격을 따질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행복했습니다.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걸. 좋아하지 않아서 학회 기간 내내 연구실 동료들과 붙어 다니다 오랜만에 혼자 식사한 것도 기뻤고요. 그건 그렇고 레모네이드를 주문했는데 붉은빛이 도는 음료가 나와서 놀랐습니다.

 

 미국에 왔으면 꼭 한 번 먹어야 한다고 동료들이 적극적으로 권해서 저녁으로 먹으러 간 시카고 피자입니다. 토핑은 시금치와 페퍼로니였는데 전 저 한 조각에 거의 배가 다 찼고, 두 번째 조각 절반 정도 먹고 KO. 가끔 기름지게 먹고 싶을 때면 먹어볼 만한 맛인데 한 끼에 한 조각 이상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학회 끝나고 다음 날, 디즈니랜드에 들어가기 전에 스타벅스에서 도시락을 사서 먹었습니다. 가격 대 성능비가 뛰어나다는 이유로 제가 스타벅스에서 무언가를 사는 날이 올 줄이야. 5불 정도 하던데, 바로 밖에 길거리에서 파는 군것질거리보다도 싼 가격이었습니다.

 디즈니랜드 안에서 먹은 저녁. 치킨버거를 시켰는데 프렌치프라이를 어니언링으로 바꾸는 법이 있는 줄 알았으면 바꾸었을 것입니다. 특별히 맛있지는 않았는데 대부분의 식당에 자리가 없어 가장 한적한 곳을 고른 거라 기대치가 낮아 별 불만은 없었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 미국에 왔으면 미국식 아침 식사를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먹었습니다. 식빵에 스크램블 에크, 베이컨과 야채와 함께 조리한 감자였는데 일부러 방문할 만큼 맛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베이컨 대신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한국의 어지간한 레스토랑보다 낫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아침을 포식하고 배가 불러서 점심, 저녁을 다 스킵해서 저게 미국에서 마지막 식사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