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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프로야구

FA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1)

오랜만에 야구 관련 연구 글을 적어보게 되네요.

최근 몇 년 간 우승에 대한 갈망이 해소된 것도 있고,

제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보니 신뢰에서 비롯된 무관심이 되는 것도 있고요.

부모님이 공부 잘 하는 자녀보다 사고뭉치에게 더 관심을 쓰는 것과 비슷한 심리네요.

 

일부에서는 없어지는게 낫지 않다고 주장하는 FA제도지만

왜 이 제도가 생겨났는지를 생각하면 없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도가 생길 당시에는 유망주들의 ML 진출 러시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재능있는 선수의 상위 리그 조기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통할 말한 재능이 아니라고 평한 선수들도 해외 진출을 시도하였고

그런 선수들은 대부분 하부 리그에서도 자리 잡지 못하다 소리없이 사라지곤 하였습니다.

 

선수, 학부모, 그리고 브로커의 탐욕을 개탄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결국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평범한 주전급 선수로서 활약하였을 때

최종적으로 만질 수 있는 돈이 투자에 비해 만족스럽다고 하기 힘든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프로야구 선수들은 선수 시절 모은 연봉을 바탕으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해야하였습니다.

물론 선수들에게 이것은 험난한 도전이었고, 실패하여 빈곤한 여생을 보내는 선수들도 많았고요.

그런 상황에서 1년만 풀 타임으로 뛰는데 성공만 한다면

평생 먹고 살 돈이 나오는 ML진출은 조그마한 가능성이라고 해도 매력적인 카드일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한국 프로야구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고 판단한 KBO는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KBO를 거치지 않고 해외로 진출한 선수가 바로 복귀할 수 없도록 하여 해외 진출의 리스크를 키우고,

반대로 국내에 남아있는 선수도 거금을 획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니 그게 FA제도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스포츠 제도의 꽃인 FA제도가

자본주의와 동떨어진 당시 KBO 환경에서 제대로 정착하는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