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붉은 물결은 프로야구 흥행에 직격타를 먹였습니다.
빠른 속도로 프로야구를 공중파 방송에서 퇴출시켰습니다.
2003년 이승엽 선수의 아시아 홈런왕을 향한 레이스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하지만 그 이후에 이어진 아테네 올림픽 예선은 그 싹을 확실히 밟아버렸습니다.
야구는 다시 관심에서 멀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가장 괴로웠던 것은 2004년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버틸 수 있었습니다.
월드컵 열풍을 탔던 K리그 살리기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하면서 동 시간대 라이벌이 하나 줄었고
그리고 그마저 앗아가는 사건이 벌어졌죠.
바로 2004년 한국 프로야구 병역비리 사태였습니다.
- 구속
- 불구속
- 소환불응
저 리스트 뜬 날 프로야구 팬들은 다 함께 "축!! 한국 프로야구 멸망"을 외쳤죠.
당시는 아들이 군대 안 간 죄로
제 1당 후보가 2번 연속 대통령 선거에서 물 먹던 시기였기에 충격은 정말 컸습니다.
저 시기가 얼마나 암울했냐면
인터넷 팬 사이트에서 프로야구 5년을 버틸 수 있을까라는 말이 진지하게 나오던 시절이었고
일부 구단에서 팀 해체를 추진한다, 프로야구가 6개 구단이 된다라는 말이 현실성을 가지던 시절이었습니다.
저도 그 시절에는 정말로 한국 프로야구는 없어질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어땠냐고요? 보시는 바와 마찬가지입니다.
당시 KBO에서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이크 존과 공인구를 모두 국제 규격으로 통일시키는 등 역전극을 준비하였고
제 1회 WBC와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대박으로 프로야구는 한 방에 기사회생하였습니다.
얼빠면 어떻습니까
4,5년 간 신규 팬들이 들어오지 않아서 프로야구는 아저씨들이나 보는거라는 말이 정설인 시절에
무려 신규 팬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가 올드 부심 부리는 사람들을 보면 그 시절을 생각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제가 아직도 자신의 아집을 앞세워 함부로 멸망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곱게 보지 않는 이유입니다.
진짜로 망한다는게 어떤 느낌인지도 모르면서 함부로 그 말을 입에 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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