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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The Big Bang Theory

The Big Bang Theory Season 10

시즌 7,8을 보면서 '한때 좋아했던 작품이 이렇게 추해질대로 추해져서 끝나는건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틀렸습니다. 시즌 9에서 반등에 이어서 시즌 10 역시 그 이상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덕분에 사라졌던 DVD 구매욕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습니다.

 

시즌 10을 대표하는 이벤트는 마침내 셸든이 레너드에게서 떨어져 나가서 에이미와 동거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빅뱅 이론을 보아온 팬으로서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입니다.

제 생각에 저 이벤트는 페니와 레너드의 약혼 직후에 있어야 했고, 아무리 늦어도 결혼 직후에 있었어야 합니다.

당연히 일어나야할 일이 일어나지 않으니 이야기의 진전이 일어나지 않죠.

 

그리고 이제까지 레너드와 페니의 관계가 삐걱거리는데는 페니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둘이 동거하는 과정에서 에이미가 셸든을 대하는 것을 보면서 레너드의 잘못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너드는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생길 경우, 결국 '착한 내가 참으면 된다.'로 스스로 결론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셸든에 대해서도 결국 저 미치광이와 다투느니 내가 양보하면 편하다고 생각하며 양보하는데

받아들일 수 없는 것에 선을 확실히 그으면서 셸든을 점점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에이미를 보니

셸든이 점점 더 기괴한 행동을 하는 것은 결국은 그 어리광을 받아주는 레너드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페니가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제대로 의사표현을 하지도 않으면서 툴툴거리기만 하니 페니도 화가 날 법 합니다.

 

하워드 부부의 육아 분투기도 재미있었습니다.

빅뱅 이론 등장인물 중 최고의 악당인 버나뎃이지만 딸에게는 한없이 약해지더군요.

그 외에 역시 오랜 숙제 중 하나인 라지가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는 이야기도 있었죠. 그 결과가 하워드의 차고인건 좀 안쓰럽지만요.

이전 시즌부터 이어진 공군과 프로젝트를 하는 이야기도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니 보는 입장에서도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마지막에 예전에 나온 셸든 숭배녀를 다시 등장시켜서 프로포즈로 끝낸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제 슬슬 작품이 끝나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캐릭터들은 이제 자기들의 골인 지점에 도착한 것 같으니, 라지도 좀 챙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상태면 너무 슬프잖아요. 대우가 너무하다 보니 유색인종이라서 차별받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