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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프로야구

김승회 선수에 대한 자문자답

작년에 5선발로 쏠쏠한 활약을 하였던 김승회 선수를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 듯 하여

한 번 이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일단 저는 이번에 FA로 데려온 선수에 대해서 매우 감정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사감을 배제하고 적어보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질문 1. FA를 꼭 잡았어야 하는가?

답변 1: 꼭은 아니였지만 잡는 것이 이득이었다.


김동주 선수가 더 이상 4번 타자를 맡아주기 힘들다는 것은 이미 변수도 아닌 상수이고

김현수 선수는 점점 부상으로 쉬는 일이 늘어나는데다가 본인이 4번에 부담을 가지고 있어 보입니다.

거기에 최준석 선수를 4번으로 믿고 쓰려다가 사단이 난 것이 바로 2012 시즌이죠.

이 이후에 아무리 보아도 최준석 선수는 김진욱 감독에게 찍힌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FA를 잡지 않는다면 김현수 선수와 윤석민 선수를 돌려가며 4번에 쓰면서 시즌을 운영해야하는데

작년이나 올해 그 FA가 부진한 경기를 보면 두산의 득점 루트가 굉장히 답답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투수진 위주에 지키는 야구를 해야하는데

이용찬, 노경은 선수가 작년만큼 선발에서 활약하고

변진수, 홍상삼 선수가 작년만큼 던져주어야 견적이 나옵니다.

결국 지나치게 변수에 의존하게 되는 야구가 되게 되지요.

뭐 판단은 알아서 하셔야겠지만 이 전력이라면 제 기대치는 4~6위 정도입니다.


질문 2. 김승회 선수를 지킬 수는 없었을까?

답변 2: 김승회 선수를 지켰다면 민병헌 선수가 롯데에 갔을 것이다.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두산 팬들이 예상했던 보상 선수 후보로 가장 많이 올라왔던 것이 민병헌 선수였죠.

하지만 이성열 트레이드 이후에 두산은 더 이상 외야수를 내보낼 여력이 없었고

결국 투수 중에서 즉시 전력으로 쓸 수 있는 김승회 선수를 내보내게 됩니다.


민병헌 선수와 김승회 선수의 교환이 이득일지 손해일지는 역시나 개인의 판단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라면 민병헌 선수를 잡고 있던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3. 현재 김승회 선수의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

답변 3: 즉시 전력 감이지만 홀수 구단 체제에서 가장 타격을 받은 선수이다.

           더불어 더 이상 성장 포텐셜은 없어보인다.


이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김승회 선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월요일은 무조건 쉬고, 여름에 비 때문에 경기 일정이 들쑥날쑥한 KBO에서

5선발을 고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참여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대충 기록만 훝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김승회 선수는 불펜으로 굴릴 경우 성적이 매우 안 좋습니다.


결국 불펜으로 쓸 수 없는 5선발 요원이라는 매우 애매한 위치가 되는데

올해 홀수 구단 체제에서 휴식일이 곳곳에 생기면서

5선발의 불펜 알바가 필수적인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본인에게는 매우 억울한 상황이지만 제도가 선수의 가치를 깎아먹게 된 케이스이죠.


그리고 81년 생 김승회 선수는 올해 우리 나이로 33살인데

아무리 5선발 치고는 괜찮다고 하여도 이제까지 보여준 가장 좋은 모습이 '준수한 5선발' 입니다.

선발 투수진 리빌딩이 진행 중인 두산에서는 있으면 큰 힘이 되긴 하겠지만

다른 포지션에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켜야되냐고 하면 고민스러운 상황이 되어버렸죠.

지금 나이가 2,3살만 어려도 평가가 좀 달라질 텐데 아쉽습니다.

게다가 날씨가 더워지기만 하면 공의 힘이 떨어지는 고질병까지 안고 있죠.



결론적으로 요약하면 이번에 FA를 잡는 과정에서 김승회 선수를 내준 것은 뼈아픈 손실이기는 하지만

두산이 판단미스로 김승회 선수를 내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작년에 4번 타자 시키려고 했더니 스모 선수 몸매로 돌아온 최준석을 까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