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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애니메이션-영화

나만이 없는 거리(2016)

저번에 사건부 애니메이션을 보려고 받은 애니플러스 열흘 무료 이용권이 엿새가 남아서 이 작품을 보았습니다.

전부터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명작이라는 소리도 들었고 운동하느라 하루에 2화씩 보니 12화면 딱 맞아떨어지거든요.

 

정식 서비스가 확실히 좋긴 좋네요.

품질도 만족스럽고 저 정도 가격이면 계속 이용해볼만하다고 생각해서 작품 리스트를 쭉 읽어보았는데

아쉽게도 제가 원하는 작품이 대부분 들어있지 않아서 이용권을 구매하는 것을 좀더 고민해야겠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나츠메 우인장'이나 '4월은 너의 거짓말' 정도를 빼면 보고 싶은 작품이 하나도 없습니다.

1990년대 작품까지는 무리더라도 2000년대 초중반 작품을 서비스하는 사이트는 없는지 좀 찾아봐야겠네요.

 

작품 이야기를 해보면 다 보고 난 감상을 한 줄 요약하면 '명작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나온다.' 였습니다.

범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 하나 밖에 없어서 추리물로서는 조금 아쉽긴 하지만 스릴러로서는 걸작이었습니다.

작품이 진행되는 12화 동안 이제 좀 안도해도 괜찮겠다 싶으면 바로 뒤통수를 때리는 텐션 유지가 절묘하였습니다.

 

구도를 보면 작품의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혼자서 있는 시간이 많았고 범인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었습니다.

사토루는 처음에는 자신이 옆에 있어주는 것으로 사건을 막으려 하였지만 이것만으로는 범인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친구들을 포함한 모두가 옆에 있어주는 방식으로 마침내 범인이 일으킬 연속 유괴 살인사건을 저지합니다.

무관심과 방치를 양분으로 태어난 악의는 신뢰와 유대로 뭉친 사회에서는 힘을 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지요.

특히 과거편 여주인공인 카요가 학대받는 편모 가정의 아이이고

어렴풋이 사정을 눈치채는 사람들조차 눈을 돌리고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보면 메시지는 더더욱 명백합니다.

 

거기에 돌아온 현실에서도 혼자서는 이길 수 없던 악의를 모두가 힘을 합치면 쓰러뜨릴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었지요.

그 후에 '나만이 없는 거리'라는 제목의 의미가 나오는데

카요의 나만이 없는 거리가 모두와의 결별을 의미하는 완전한 단절이었다면

사토루의 나만이 없는 거리가 내가 모든 불행을 짊어지었기에 모두가 행복할 수 있고 모두는 사토루를 기다리는 완전한 유대였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가질 그렇다면 어떻게 그런 관계를 맺는냐는 질문에는

대부분의 사람은 호의를 가지고 용기를 내 접근하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시대를 넘는 정공법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사실 저는 2016년에 이런 주제로 애니메이션이 나왔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분량 문제인지 현실로 돌아온 후에 범인의 행동 패턴이 조금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카요가 사토루와 이어지지 않은 점도 아쉬운 면이 없지는 않은데

오히려 이어지지 않았기에 사토루의 행동의 순수성이 돋보이는 점도 있어서 일장일단이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