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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독서

늑대와 향신료 15,16권

1.

늑대와 향신료 15,16권을 다 읽었습니다. 그래도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책을 다 읽었네요.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이미 이삿짐의 75% 서적인 상황에서 무게를 더 늘리고 싶지 않습니다.

늑대와 향신료 18권부터와 늑대와 양피지는 도착한 곳에서 사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2.

600페이지 넘게 투자한 피날레라고 하기에는 좀 아쉬운 점이 있네요.

무엇보다 14권을 읽고 바로 17권을 읽어도 될만큼 15,16권은 전체 흐름에서 보면 없어도 무방하다는게 큽니다.

레노스에서 바로 뇨히라로 가서 여관을 세웠다고 가정해도 거의 차이없는 결말을 맞이했을 것 같네요.

굳이 따지만 말에게 로렌스를 태우지 말라고 당부한 호로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 정도네요.

 

용병이란 요소를 넣으려고 시도했는데 분량 먹은 만큼 밥값을 하지 못한 인상이고

저렇게까지 많은 사람 앞에서 호로가 날뛰어놓고 아무런 후폭풍이 없는 것도 좀 무리수였다는 느낌입니다.

마지막을 앞두고 로렌스에게 생사의 위기를 겪게하고 호로를 마지막으로 날뛰게 하고 싶다는 의도가 개연성을 많이 잡아먹었은 것 같습니다.

 

3.

엔딩은 솔직히 말해서 제 입장에서 좀 시큼털털합니다. 제 대중관은 장 밀리케보다 한술 더 뜨거든요.

대중은 지성없는 짐승이나 다름없다는게 제 지론이고, 

아무리 이상적인 구조를 만들어도 강자가 약자를 짓밟는 야만성은 없어지지 않는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러기에 힐데가 주장하는 이상론이 전혀 가슴에 와닿지 않습니다. 15,16권은 제 안에서 시니컬한 반응 밖에 나오지 않네요.

마음씨 착한 개인은 존재하고, 개인의 선의로 인해 짜여지는 이야기도 현실도 있습니다. 하지만 선한 대중이란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네요.

 

4.

이 두 권에서 호로의 약해보이는 모습이 많이 나옵니다.

뮤리가 없다는 사실에 상심하여 만약 용병단에게 살해당한 것이라면 날뛸려고 하기도 하고,

자신이 내린 선택이 머나먼 미래에 가져올 결과를 로렌스 없이 혼자서 감당해야하는 두려움에 떨기도 합니다.

무력함을 통감하며 다른 것을 버려서라도 로렌스만을 지키려고 하는 애달픈 모습도 나오죠.

평소의 존재감이 없다고 하여도 역시나 콜은 호로를 현랑으로 있게 하기 위한 누름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