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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독서

늑대와 향신료 3권, 4권

1.

늑대와 향신료 3권은 이교도의 도시인 크멜슨에서의 소동입니다. 앞의 것들이 모험이라면 3권의 내용은 소동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죠.

자기 딴에는 비장한 승부수의 연속이었지만, 알고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로렌스의 착각이었습니다.

마지막에 호로를 앞에 두고서 로렌스는 얼마나 멋쩍었을까요.

 

진지하게 말하면 로렌스는 정말로 큰 실수를 하였는데

앞의 두 권에서의 인연을 한 번의 엇갈림으로 엎어질 수 있는 정도의 가벼운 것으로 본 게 하나요,

사과를 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보다 돈으로라도 묶어두려고 덤빈게 둘입니다.

호로가 이 똑똑한 바보 덕에 얼마나 속을 썩였을까요.

그래도 마지막에 간접적인 프로포즈를 받은거나 마찬가지니 용서를 해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도대체 아마티는 얼마나 입을 잘못 놀렸기에 호로에게서 저런 대우를 받은걸까요.

 

덤으로 1권, 2권 모두 고생을 한 것에 비해서 로렌스의 주머니 사정은 별로 나아지지 않은 것 같은데 이번 소동에서는 드디어 제대로 벌은 것 같네요.

 

2.

4권은 테레오 마을의 독보리 사태입니다.

저 테레오 마을은 제 머리 속에서 소인배 마을 사람들과 여걸 이마 씨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모든 마을이 부정적인 모습을 가지지만 저 테레오 마을 사람들의 무능함과 신의없음은 대단하네요.

 

이번 이야기에서 호로는 자신이 떠난 고향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듣게 됩니다.

'달을 사냥하는 곰' 에게 휩쓸려 멸망한 자신의 고향과 이에 저항할 기회조차 없었던 호로는

마음에 들지 않은 곳이라도 고향을 지키기 위해 승산없는 싸움을 하는 엘사를 도와 기적을 만들지요.

....자신의 감정을 주체 못하는 호로에게 화풀이 당한 로렌스는 단지 불쌍할 뿐이지요.

 

참고로 테레오 마을 이야기는 아예 코믹스판에서는 잘렸는데

사실 3권을 읽은 후 바로 5권을 읽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4권이 비중이 적긴 합니다.

호로의 고향 탐색에 중대한 진전이 있던 것도 아니고, 처음으로 여행의 끝이라는 화두가 나왔지만 아직을 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 호로가 억지로 뚜껑을 닫았죠.

 

3.

스마트폰 게임을 거의 하지 않아서 요즘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역시 제목은 중요합니다.

'늑대와 향신료', 얼마나 점잖습니까, 커버를 벗기고 다니면 순문학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지하철에서도 심심하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