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의 영역/독서

다시 읽기 시작한 푸아르 시리즈

 

 저번에 올린 이후로도 리디북스에서 구입해서 조금씩은 읽고 있었지만 사실 조금 시들해지고 있었습니다. 오고 가는 버스 안에서 읽으려면 짧은 이야기가 더 편하다고 생각해서 단편집들을 구매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재미가 없었습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단편에는 재능이 없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단편집들을 다 읽고 나서는 '핼러윈 파티'를 샀는데 이것도 중간까지 뭔가 맥 빠지는 느낌이라서 중간에 하차했습니다. 제 많은 취미가 그렇듯 이렇게 끝나나 싶었는데, 와이프가 에르큘 푸아르 시리즈를 몇 권 사 왔고 덕분에 다시 읽을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1. 푸아로 사건집, 헤라클레스의 모험

 

- 두 다 단편집이었는데 위에서 적었다시피 장편에 비해서도, 뤼팽이나 홈즈 시리즈의 단편에 비해서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푸아로 사건집'에 있는 것들은 좀 나았는데 '헤라클레스의 모험'에 있는 것들 중 몇몇은 작가의 명성에 누를 끼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억측 아닌가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2. 다섯 마리 아기 돼지

- 16년 전에 종결되어 모두가 의심하지 않고 있던 사건을 사건 당사자들의 기억과 기록으로만 남아있는 증거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그 안에 감춰진 진실을 찾아내는 독특한 구성의 추리 소설이었습니다. 에르큘 푸아르 시리즈는 물적 증거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동기를 중시하고 거기에서부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그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까지 제가 에르큘 푸아르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것은 '오리엔탈 특급 살인'과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이었는데 두 작품은 굳이 따지면 '추리 소설에서 저런 식의 전개도 가능하구나'라는 사파적인 즐거움이 강했던 것에 비해 이 작품은 정말로 정석적이면서도 저 두 작품 못지않는 재미를 보여주었습니다. 현재까지 저에게 있어서 최고의 푸아르 시리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히 추리 소설로서가 아니라 소설로서 가지는 여운도 대단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