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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혼자하는 게임

동키콩 컨트리(1994) - (1) 시작해서 세번째 월드까지

1.

슈퍼 패미콤 미니에 들어있는 21가지 게임 중에서 가장 의문이 든 것은 동키콩 컨트리였습니다.

정말로 슈퍼 패미컴 시절 명작 21개를 수록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여기에 들어가는 것은 동키콩 컨트리 2야 했습니다.

장르가 다르거나 특징이 다른 게임을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같은 시리즈기에 오히려 명확히 말할 수 있습니다.

 

동키콩 컨트리 2는 속된 말로 '쩌는' 게임이었지만 1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정도는 아닙니다. 

팀업 무비, 갈수록 기기묘묘한 것도 감추어져 있는 DK 코인 등 동키콩 시리즈를 대표하는 것들은 2에서 시작되었어요.

유일하게 다행인 것은 1은 적당히 하다가 말았고 기억도 안 나기에 새로운 마음으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다시 해보면서 느낀게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은 보너스 스테이지입니다.

보너스 스테이지를 전부 클리어하는게 목표가 아니라 모든 보너스 스테이지 입장이 목표여서 긴장감도 떨어지는데

보너스 스테이지에서 주는 보상이 잔기나 바나나 정도여서 크게 매력적이지도 않습니다.

거기에 2의 보너스 스테이지가 촉박한 시간 내에 신속 정확하게 움직여야하는데 비해서 야바위나 빙고는 템포를 너무 죽입니다.

 

최악은 황금동물을 세 개 모아서 가는 특별 스테이지인데

처음에는 화면 가득한 금빛 동물을 모으는 즐거움이 있는데 결국 보상은 잔기이고 나중에는 잔기가 남다보니 귀찮습니다.

입장하면 100초나 지속되는 보너스 게임이다 보니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고요.

무엇보다 특별 스테이지가 끝나면 입장한 곳에서 약간 앞이거나 맨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데

어려운 코스를 몇 번에 걸친 시도 끝에 통과했는데 황금동물이 셋이 되어서 처음부터 다시 하라고 하면 뒷목을 잡게 되지요.

 

3.

1지역인 콩고 정글을 보너스를 전부 찾은 후에 클리어.

여기서 좀 불만이었던 것이 두 개의 보너스 스테이지 진입이 절벽에 뛰어내려서 죽으면서 통 위치 확인하고

다시 한 번 감으로 뛰어내려서 들어가는 것 밖에 답이 없었습니다. 하다못해 바나나도 유도라도 해줘야하는거 아닌가 싶네요.

물론 찾지 못하는 유저를 위해서 크랭키 콩이 힌트를 주긴 하였지만 그래도 저렇게 표시를 해주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지역 보스는 좀... 1지역이니 쉬운건 당연한 거지만 보스가 너무 없어보여요. 이런 게임에서 보스는 폼이 나야죠.

 

2지역인 몽키 마인즈도 보너스를 전부 찾은 후 클리어!

광산이 테마였던 2지역이었는데 여러 모로 1지역보다는 나은 구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진흙으로 된 괴물들이 돌아다니는 스테이지에서 보너스 스테이지를 하나를 놓혀서 고생했는데

스테이지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생각하다 약간 이상한 곳에 바나나가 있던 걸 기억하고 타이어를 몰고 갔더니 빙고.

퍼즐적 요소가 있는 플래포머 게임이면 이런 맛이 있어야죠.

 

3지역인 숲의 골짜기도 모든 보너스 스테이지를 찾았습니다.

여기서부터 슬슬 난이도가 방심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아차하는 사이에 잔기를 잃는 일이 늘어나더군요.

그래도 클리어만을 노린다면 큰 문제가 없는데 문제는 보너스 스테이지. 슬슬 이것들을 전부 찾는게 쉽지 않더군요.

 

특히 배반자 망키콩의 숲은 진짜 힘들었습니다. 숨겨진 스테이지가 5개나 되더군요.

두 가지가 문제였는데 하나는 타조 컨트롤.

저는 얘가 노랑 버튼을 누르면 활강하는게 능력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노랑 버튼을 연타하면 비행할 수 있더군요.

아니, 타조인데 왜 날 수 있는겁니까;; 분명 스테이지 시작하는 곳 밑에 무언가 있는데 닿을 수 없어서 한참 고통받았습니다.

또 하나가 두 번 떨어져서 벽을 뚫어야하는 곳. 바로 위에 벽을 뚫고 들어가는 곳이 있어서 밑에 또 하나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거를 도저히 발견하지 못해서 결국 인터넷에서 답을 찾아봐야했습니다.

 

그래도 3지역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숲의 숨겨진 지역과 같은 곳에서 나왔던 나무집 스테이지는 배경 디자인이 개성적이면서도 예뻤어요.

 

PS.

록맨 X가 아닌 동키콩이 올라온 이유는 손가락이 아파서 록맨을 좀 쉬고 싶어서입니다.

계속 하다보니 식사하다가 가끔 젓가락을 놓칠 정도로 손가락에 힘이 안 들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