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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애니메이션-영화

마징가 Z(1972) - 57화까지

1.

제가 이 물건을 싸게 구했기에 어지간해서는 참고 보려고 했습니다.

근데 특전이 아예 없는 점이거나, 자막에 의역이 많은 정도라면 참을 수 있어도

아예 엉터리로 번역하거나 수록된 에피소드의 개수가 틀리거나 영상에 손상이 있는건 한도를 넘었죠.

자막이 가면 갈수록 엉망징창이어서 슬슬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2.

본편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면 이번 디스크에 들면서 주 시청 연령이 5살은 내려간 것 같고,

제가 별점을 줄 수 있다면 이전 디스크에 비해서 별점을 3개 정도는 깎고 싶습니다. 물론 5개 만점에서요.

전체적으로 좀더 어린아이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을 추구한 것 같은데 그 결과 얘들이 아니면 보기 힘든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모든 문제의 중심에 선 것이 보스보로트입니다.

저는 어린아이도 아니고 그 당시 살지도 않았으니 보스보로트의 등장이 어떤 반응을 이끌어냈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 관점에서는 보스보로트의 등장은 극의 긴장감과 개연성을 날려버렸습니다.

 

이제까지 마징가 Z는 정말로 사투라는 말이 어울리는 작품이었습니다.

설마 소년만화에서 아군이 죽을까 싶으면서도 혹시나 사망자가 나오는거 아닐까 하는 조마조마함이 있었죠.

보스보로트는 그런 긴장감을 완전히 박살냅니다. 미사일에 맞아도 불에 타도 멀쩡한 보스 일당을 보면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합니까.

저들을 보고 있으면 어차피 만화인데 온갖 억지를 부려서라도 마징가는 이기고 주요 인물들을 살아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몇몇 에피소드는 보면서 마징가가 이기는 것이 상당히 억지라는 생각이 꽤나 들기도 하였고요.

그리고 쓰레기장의 고철로 만든 보스보로트가 활약하는 이 만화에서 개연성을 따지는 제가 바보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설상가상으로 여기에 전투 장면의 질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똑같은 장면을 두,세 번 반복해서 사용하는 모습이 거의 매번 나올 정도여서 체감상 액션이 반 이하로 줄은 것 같습니다.

단순히 반복 장면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액션의 질도 좋지 못합니다. 그나마 후반부 에피소드에서 반등하였지만요.

 

3.

아수라 남작은 다른 방향으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된 느낌입니다.

도무지 돌파구가 보이지 않을 때, 아수라 남작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아군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형태로요.

 

사실 이번 디스크에서 전체적으로 등장인물들이 퇴행했습니다.

보스보로트가 활약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모두가 더 유치해지고, 멍청해지고, 감정적으로 변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아수라 남작은 지독하게 망가졌습니다. 

수많은 실패로 공포의 존재로서 군림할 수 없어졌다하더라도 조직의 암덩어리로 만들 필요까지는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솔직히 헬 박사같은 악당이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이어도 사표를 받았어야할 수준입니다.

 

4.

반환점을 넘긴 시점에서 갑자기 작품 분위기가 이상해지고 있어서 보는 입장에서 당황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나마 마지막 두 에피소드인 '강탈당한 초합금Z'와 '헬박사, 일본을 점령하다.'가 괜찮아서 이런 현상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아직 35화나 더 보아야하기에 제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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