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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혼자하는 게임

문명 6와 파이락시스 게임즈

두 번째 확장팩 '몰려오는 폭풍'이 발매되서 그런지 요즘 문명 6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군요.

카카오톡 방에서도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추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끌리지 않습니다. 전이라면 적어도 한 번은 플레이해 보았을텐데 말이죠.

문명 시리즈를 좋아했고, 문명 4와 문명 5는 풀 패키지로 구매했던 사람으로서 스스로도 신기합니다.

아마도 제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파이락시스에 실망했던 것 같습니다.

 

첫 시작은 '비욘드 어스'였던 것 같습니다.

정신적 전작인 알파 센타우리와 전작인 문명 5와 비교할 수 밖에 없는 위치이긴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이 게임만의 매력이 잘 느끼지지 않는 밍숭맹숭한 물건이 나왔습니다.

 

직관적인 문명5와 가시성 떨어지는 테크웹 시스템이 별로 궁합이 좋지 않았고,

팩션 특성도 약화되었는데 테크의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는데도 실패해서 플레이가 획일적입니다.

특수 승리 조건은 정상적인 플레이라면 지배 대신 선택할 이유가 없을 정도이고

오염된 지구를 떠나 외계 행성에서 토착 생물과 항쟁한다는 느낌을 게임 내에서 느끼기 힘듭니다.

 

확장팩인 라이징 타이드에서 많은 단점을 해결하였지만

문명 시리즈에 걸맞는 작품이라 하기에는 아쉬운 작품이어서 추가 확장팩을 기다리는 유저가 많았죠.

그리고 파이락시스는 게임을 완성시키는 대신에 문명 6를 발매하기로 결정합니다.

 

문명 6가 나온 첫날 구해서 게임을 하니 머리가 새하야지더군요.

문명 시리즈는 확장팩으로 완성된다고 이야기하곤 하지만 그런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한 번이라도 플레이를 해보았으면 모를 수가 없는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터져나오더군요.

좋은 게임, 나쁜 게임을 논하기 이전에 이건 팔면 안되는 물건이었습니다.

그 날 제가 느낀 것은 수 년간 쌓아온 신뢰의 붕괴였습니다.

 

그 후에도 뭔가 문명 6를 좀 삐딱하게 보게 되더군요.

단점을 고쳤다는 뉴스보다 인공지능 문제를 해결 못 했다는 것에 눈이 더 가고,

무엇보다 '문제가 좀 있어도 게임은 재미있겠지' 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있습니다.

뭔가 마음을 돌릴만한 명작이 나오지 않는한 이 색안경이 당분간 벗겨질 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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