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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애니메이션-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

 ‘맨 오브 더 스틸을 보고 나서 그 자리에서 바로 이어서 이 작품도 보았습니다. 요즘 대중, 특히 인터넷에서 직접 보지도 않고 악평을 하는 사람이 많고, 아는 사람 중에서 재미있게 봤다는 사람도 있어서 의외로 이것도 직접 보면 괜찮은 작품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거든요. 최소한 영상은 잘 뽑았을 것이라고 믿고, 이 작품을 재생하였습니다. 그리고 다 보고 나서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건 졸작입니다. 그것도 어디서부터 고쳐야 하는지 감도 안 잡힐 만큼 초대형 실패작입니다.

 

 이 작품은 메트로폴리스의 시민의 시점에서 배트맨과 조드 장군의 싸움을 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전례 없는 재난에 시민들과 정치인들은 슈퍼맨을 두려워하고, 싸움에 휘말려서 직원을 잃은 배트맨은 분노합니다. 렉스 루터는 그 둘 사이에 끼어들어서 서로를 위험 인물이라고 생각하게 조장하고, 마침내 배트맨은 슈퍼맨을 쓰러뜨리기 위해 나서게 되며 슈퍼맨 역시 어머니가 인질로 잡혀서 배트맨과 싸우게 됩니다. 배트맨은 슈퍼맨의 약점인 크립토나이트를 이용하여 슈퍼맨을 몰아붙이게 되지만 어머니를 찾는 슈퍼맨을 죽이지 못하고 그 둘은 화해하고 배트맨은 렉스 루터의 아지트에 뛰어들어서 슈퍼맨의 어머니를 구해냅니다. 작전이 실패한 렉스 루터는 조드 장군의 시체를 이용해서 만든 괴물인 둠스데이를 내보내고 슈퍼맨, 배트맨에 원더 우먼까지 가세하여 둠스데이를 상대하지만 상대는 너무도 강력하였고 결국 슈퍼맨이 목숨을 희생하여 둠스데이를 쓰러뜨리게 됩니다. 이것이 영화의 줄거리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이야기가 큰 틀에서부터 관객을 이해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중, 그리고 정치인들이 슈퍼맨을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슈퍼맨이 만약 인류를 적대시할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에서 기인합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대중과 정치인은 오히려 슈퍼맨을 도발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슈퍼맨 청문회를 연다는 발표에 헛웃음만 나오더군요. 만약 슈퍼맨이 그 자리에서 이제부터 자신이 인류를 지배하겠다고 선언한다면 국회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요? 슈퍼맨이 히트 비전으로 모두를 태워버릴 수도 있는데 폭탄이 터진 후의 모습을 보면 아무런 대비가 되어있지 않더군요. 이들의 행동은 슈퍼맨이 자신에게 어떠한 위해도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만 말이 되고 결국 모순적입니다. 겉으로는 슈퍼맨을 영웅으로 대접하면서도 뒤로는 슈퍼맨을 무력화할 수단을 찾는 모습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거기에 조드가 남긴 우주선과 시체를 회수해서 분석할 준비도 하지 않아서 렉스 루터가 너무도 쉽게 이들을 손에 넣는 모습, 금지되었다고 경고는 하지만 하겠다고 수행하겠다고 하자 아무런 제지가 없는 멍청한 인공지능과 안전장치, 자신의 자경단 활동과 근본적으로 동일한 슈퍼맨의 활동에 분노하는 옹졸한 배트맨까지 이 영화는 하나부터 열까지 이상합니다. 전작도 이야기 전개는 한숨 나왔지만 이번 작품은 시간을 더 길게 쓰고, 수준은 더 떨어졌습니다. 거기에 이야기가 뚝뚝 끊어지는 문제도 여전합니다. 길고 긴 시간을 참고 드디어 둘이 싸우려고 하는 순간 원더우먼이나 플래시, 사이보그가 나오는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고 드라마에서 PPL 넣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액션은 너무 짧고, 무엇보다 배트맨이 너무 쪼잔합니다. 세계 최고의 거부가 신을 상대하려고 하는 거잖아요. 최소한 배트카 한두 대나, 배트 모빌 한두 대는 아낌없이 잃어버리는 규모의 싸움을 보여주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고작 기관총을 쏘고, 화장실 세면대로 후려치려는 거 보려고 그 지겨운 장면들을 참고 이 재미없는 영화를 본 게 아닙니다. 그 유명한 마사 건은 이런 문제에 비하면 부차적일 뿐입니다. 요약하면 이야기는 허술한데 참고 기다린 액션마저 짧고 초라합니다. 결론적으로 재미가 너어어어무 없습니다.

 

 거기에 더 화가 나는 것은 저 작품을 보고 나니 넷플릭스에서 이런 작품을 추천해준다는 것입니다. 안 봐요, 안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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