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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진지한 이야기

블로거로서의 윤리

대부분의 사람은 여러 가지 도덕을 지키고 삽니다.

그것이 법과 사회에 의해서 강요되는 것도 있고, 스스로에게 부여한 것도 있습니다.

그 중 몇몇은 상황에 따라 적당히 타협할 수 있는 것도 있죠.

신호를 지키는 것은 필요한 규칙이지만

심야에 차 한 대 보이지 않는 도로에서 횡단보도 빨간불에 기다리는 것은 답답한 일이죠.

하지만 그와는 다르게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윤리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블로거로서 절대로 지켜야할 최후의 자존심은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은 기본적으로 '자기 글'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글루스에서 매일같이 이전투구가 벌어지는 뉴스비평 밸리보다도

눈쌀을 찌푸리는 곳이 바로 개그 밸리입니다.

그곳에 있는 글의 태반은 유머 사이트에 있는 글을 그대로 퍼온 후에

자기의 코멘트를 한 줄 덧붙이고 포스팅으로 올리는 곳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그러한 코멘트 한 줄을 덧붙이는 수고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글을 어떻게 '자기 글'이라고 블로그에 올릴 수 있습니까

 

더구나 그런 블로그들은 대부분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있다다는걸 생각하면

다른 사람이 생산한 컨텐츠를 사용하여 수익을 올리는 도둑질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글루스의 운영자들은 어째서 그런 블로그들을 폐쇄 조치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블로그에 올린 글은 '자기 글'이니 그의 내용은 '내 의견' 입니다.

어렸을 때 신문에서 독자 칼럼 코너 밑에 달려있던

'위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말이 그렇게도 싫었습니다.

결국 그 글을 신문에 싣기로 결정한 것은 그 신문의 편집부입니다.

 

 

내 블로그에 올라가는 것은 명명백백한 '내 글'이고

내가 고민하고 내가 사유한 '내 생각'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내 의견'이다.

이것이 제가 블로거로서 양보할 수 없는 최후의 윤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