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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진지한 이야기

블로그를 하면서 제일 중요한 마음가짐

저도 이제 서른 줄에 접어들었고,

석사를 마친, 혹은 박사를 일찍 마친 KAIST 지인들이 본격적으로 실무 현장에 투입됩니다.

그 지인들과 가끔씩 모여서 식사라도 같이 하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어마어마하게 차이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고 그 친구들이 모든 걸 이야기해 주는 것도 아닙니다.

이야기의 주제가 미묘하게 흘러가게 되면 단호하게 스톱 사인을 보내줍니다.

그러니 제가 듣는 이야기가 그 정도 수준인데도 이러면

실제로 접하는 정보의 양의 차이는 말할 필요가 없는 수준입니다.

 

올바른 판단이란 올바른 정보를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하여 하는 판단입니다.

제가 오늘 기우제를 지낸 후에,

오늘 내가 기우제를 지냈으니 내일 비가 올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비록 정말로 내일 비가 오더라도 이것은 옳은 판단이 아닙니다.

 

상황을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한정적으로만 접할 수 있으면

아무리 진지하게 글을 쓰더라도 결국은 유희의 수준을 넘을 수 없습니다.

아마 현직에 있는 사람이 보면 단순히 한 편의 콩트겠죠.

 

결국 제가 하는 것이 단순한 취미 생활이고,

저는는 지금 여가 시간을 즐기며 '놀고'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가끔씩 돌아다니다 보면 블로그에 지나치게 열의를 쏟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현직에 있는 사람들은 바보이고, 나 자신이 옳다는 자세는 굉장히 위험합니다.

우수한 내가 불특정 다수를 계몽하겠다는 자세는 주화입마의 지름길이죠.

그런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블로그에 덜 진지해지라는 말입니다.

 

사실 제가 인터넷 세계에서 은둔자로 돌아서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인 계기입니다.

진지하게 쓰면 진지하게 쓸 수록 남에게 보여줄만한 글이 못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