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에도, 싫어하는 이유에도 끝이 없다.
제가 KAIST 애니메이션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 중에 하나가 이걸 깨달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설득이나 설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작품에서 무엇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지는 그 사람의 가치관과 인생 경험이 큰 역할을 합니다.
비판은 비판하는 대상보다 비판하는 사람을 더 잘 반영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닙니다.
그렇기에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비판하는 사람에게 눈을 흘길 필요도 없고,
대중이 명작으로 추앙하는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할 이유도, 자부심을 가질 이유도 없습니다.
제 경험에 따르면 어지간한 명작도 열 사람이 있다면 두 사람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더군요.
그리고 전문 비평가들이 대중과 다른 평가를 내리는게 당연한 것이
같은 장르의 작품을 계속 보다보면 모난데 없는 양작에 대한 평가는 점점 내려갑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작품보다는 좀 못난 구석이 있어도 새롭고 튀는 작품에 자꾸 눈이 가게 되는 것이죠.
물론 그 사람이 너무 자기 세계에 빠지면 다음에 보러 갈 영화를 정할 때 그 사람의 말을 무시하면 됩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다른 사람의 말을 무시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앞서는 기본은 그 작품을 직접 감상하는 것입니다.
소설이나 만화는 읽어야 하고, 영화는 봐야하고, 게임은 직접 플레이해 보아야 합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따로 말해야 할 정도로 요즘 인터넷 환경이 엉망인게 참담할 정도입니다.
게임이 특히 심한데 유튜브에서 다른 사람 플레이하는 것을 본 후 게임을 평가하는 것을 보면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일단 직접하는 것과 옆에서 보는 것은 시점이 다르고 조작감이나 템포같은건 직접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지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도 유튜브에 요약본이 뭘 그렇게 많이 올라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저걸 감상할 시간을 따로 낼 정도로 애정이 없으면 그냥 모르고 사세요. 요약본은 작성자가 내용 왜곡하는건 일도 아닙니다.
논문도 제가 읽고 이해하고 재현할 수 있는거 아니면 함부로 인용하면 안되는데 남의 감상 통채로 퍼와서 쓰는걸 생각하면 저건 양반으로 생각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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