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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애니메이션-영화

알라딘(1992)

작년, 그러니까 정확하게는 실사 영화 알라딘이 극장에 걸려있을 때 BD를 구입하였습니다.

원래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이나 지브리 작품 정도는 소장할 생각이었기는 합니다만 그 당시 구입한건 못마땅한게 있어서입니다.

소설,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이것저것 다 즐기는 저로서는 작품마다 어울리는 형식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면 묘사가 중요한 작품은 소설로 읽는게 낫고, 풍경 묘사만 몇 페이지 씩 하는 작품은 영화로 보는게 편합니다.

그리고 어차피 중요한 장면을 전부 특수 효과로 처리해야 하는 작품은 애니메이션이 어울립니다.

물론 실사가 애니메이션보다 장점도 많습니다. 특히 묵질한 질감을 살리는데는 실사가 훨씬 낫죠.

 

저는 이 작품이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상이 살아 숨쉬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계를 정말로 마법과도 같이 풀어냈거든요.

끝없이 펼쳐진 사막에서 황금풍뎅이를 쫓아가니 우뚝 솟아오르는 신비의 동굴,

자격없는 자는 들어갈 수도 없고 황금과 온갖 보석이 가득하지만 건드리면 안되는 것에 손을 대자 모든게 녹아내리고 무너지죠. 

램프에서 나온 지니가 보여주는 환상과 왕자가 된 알라딘의 퍼레이드, 작년 디즈니랜드에서 본 퍼레이드가 떠오르네요.

 

알라딘과 자스민이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서 하늘을 날면서 부르는 A Whole New World, 이 작품을 대표하는 장면이죠.

그리고 세계 최강의 마법사가 된 자파와의 최종 결전까지 말 그대로 한 시간 반 동안 환상의 나라를 여행하는 기분입니다.

딱, 하나 신경쓰인 것은 자막의 의역이 좀 심한 것 같아서 영어 자막으로 바꾸어서 보았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굳이 실사 영화로 보고 싶지 않습니다.

능동적인 여성인 자스민, 교활하면서도 속이 좁은 훌륭한 악당인 자파 등 멋진 캐릭터도 많지만 결국 핵심은 이 세계 그 자체입니다.

이걸 실사로 재현하기도 힘들고, 실사로 재현한다고 해서 새로운 영감을 선사해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보다는 실사의 장점을 살리려고 배우, 즉 캐릭터에 촛점이 맞추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알라딘이 사실 좀 밍밍한 캐릭터다 보니 자스민 공주와 지니가 강조되는 것은 실사화를 한다고 한 시점부터 정해진 수준이었죠.

이미 더 손을 댈 것도 없이 완성되어 있는 작품에 새로 붓을 댄다는 것 기획 자체가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다시 보면서 느끼는거지만 이 작품에서 마법 양탄자가 매우 유능했는데 기억해주는 사람이 별로 없네요.

동굴에서의 대탈출도 그렇고, 자스민에게 고백이 성공하게 된 계기도 양탄자이고, 극 지방으로 보내진 알라딘을 구출한 것도 양탄자였죠.

원작에서도 은근히 유능했던 반지의 정령의 역할을 흡수하다 보니 멋지게 활약했습니다.

 

어렸을 때 일요일 아침에 보는 디즈니 만화동산에서는 이 작품의 TVA도 나왔었죠.

당시 디즈니 만화동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에 하나였습니다. 솔직히 '인어공주' TVA 같은건 재미없었어요(...)

이것도 언젠가 볼까 하는데 미국 애니메이션은 자막 작업하시는 분이 거의 없어서요.

최소한 영어 자막이라도 붙어있어야 편하게 보지 그렇지 않으면 영어 듣기 평가 연습이 되어버려서...

 

어렸을 때 친구 집에서 했던 알라딘 게임도 있었죠. 스팀에도 올라와있는데 그야말로 디즈니 프라이스입니다.

디즈니 랜드도 환상적인 경험으로 들뜬 기분으로도 차마 사지 못할만한 상품 가격이던데 말이죠.

요즘은 뮬란이 시끄러우니 다음에는 뮬란 BD나 사볼까 생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