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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거울을 바라보며

열등감과 노력

저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우월감과 열등감의 화신과도 같은 존재이며,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사소하기 그지없는 것들에도 쉽게 자격지심을 느끼곤 합니다.

저보다 키가 큰 사람도 부럽고, 악기 연주를 잘 하는 사람도 부럽고,

제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도 부럽고, 잠을 깊게 자는 사람도 부럽습니다.

그냥 저보다 하나라도 잘 하는 사람만 만나면 열등감을 느낀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그 열등감을 느낄 때마다 머리 속에서 고민이 시작됩니다.

열등감을 느끼는 상황을 어떻게 해소하는가,

해소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시간과 자원이 투입되어야 하는가,

그 투자의 결과로 단순히 열등감을 해소하는 것 이상의 이득을 얻을 수 있는가,

이것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이것들을 해소할지 아니면 견딜지를 결정합니다.

 

중학교 3학년 때, '넌 수학은 잘하지만 영어는 별로지' 라는 친구의 말에 제대로 열이 올라서

영어 성적을 높이겠다고 선언해서 고등학교 2학년 때 TEPS를 800점을 넘겼고,

반대로 농구를 잘하는 친구들이 부러웠지만 투자 대비 효율이 안 좋다고 판단하여

쉬는 시간에 연습하여 레이업 슛 성공률을 90%를 넘기는 선에서 만족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보면서 제일 화가 치미는 부류 중에 하나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현실을 받아들이지도 못하면서 그걸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거부하는 자들입니다.

도무지 참을 수 없을만큼 부러운 사람이 있으면 몇 년이 걸리더라도 따라잡기 위해서 노력해야죠.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 노력으로 제가 목표로 하는 모습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질 수 있으니까요.

 

이 이야기를 입에 올리는 일이 은근히 있는데 바로 서브컬쳐 이야기를 할 때입니다.

요즘 서브컬쳐 쪽을 보면 자신감 결핍과 함께 노력에 대한 부정이 근본에 깔려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못났고, 내가 노력해도 나아지는 것이 없으니 나는 노력하지 않겠어.'

이런 작품도 작품이지만, 이런 작품의 정서에 공감하는 사람과는 상종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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