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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프로야구

오재원

일단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는 선수입니다.

 

15년도에 망할 홍씨가 부담된다는 이유로 주장직을 고사할 때,

FA 시즌이라는 누가 봐도 홍씨보다 훨씬 부담되는 시즌에도 주장을 맡아주었고

오재원 선수가 2군만 가면 어린 선수들이 단체로 졸라서 고기를 얻어먹는다는 인터뷰를 보니

팀 내 후배들에게 인망도 있어 보이고

팬들의 사인 요청을 거의 거절하지 않는 팬 서비스가 좋은 선수로도 유명합니다.

 

근데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타고난 재능이라든가, 성장 잠재력인든가 이런 것으로 따지면 두산 선수단 내에서 밑바닥일겁니다.

 

데뷔 시즌부터 내야 전천후 백업이 한계일 것이라는 소리를 계속 들었고

지금도 스프링캠프에서 아무리 벌크를 해도 시즌 말이 되면 다 사라진다는 푸념을 하는 걸 보면

이 선수가 선천적인 재능 면에서 얼마만큼 손해를 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선수가 태극 마크를 달았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인간 승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작년 후반기부터 일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1) 3위를 차지하기 위한 페넌트레이스 데드 히트

2) 어느 때보다도 길었던 3위 업셋 우승 포스트시즌

3) 쿠바와의 고척돔 개장 경기

4) 프리미어 12 우승

5) 4주 간의 훈련소 입소

6) FA 계약

솔직히 말해서 후유증이 남을 수 밖에 없는 강행군입니다.

그리고 오재원 선수는 이런 일정을 견딜 수 있을만한 강골이 아니죠.

 

원래도 좀 무리해서 근육을 붙인 부작용인지 햄스트링이 안 좋다는 말이 있고,.

당장 13년 한국시리즈에서 '여기가 한계구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 안타까운 순간이

홈으로 뛰어들던 오재원 선수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는 순간이었죠.

 

올시즌 오재원 선수의 공수에 걸친 부진은 흔히 말하는 우승 후유증의 하나로 생각합니다.

슬슬 나이가 위험해지는 시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올해 성적으로 WBC는 절대 갈리가 없으니 겨울에 푹 쉬면 올해보다는 나을겁니다.

 

이 와는 별개로 선수 본인에게는 내년 시즌부터 다시 험난한 도전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올해 류지혁 선수가 1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동시에 세대 교체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었던 김동한 선수는 롯데로 갔습니다.

아마 두산 구단에서는 FA 기간 안에 2루 세대 교체를 끝내겠다는 복안을 세워두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당장 내년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후배와 주전 경쟁을 할 것 같습니다.

 

서예일 선수는 올시즌 모습으로는 아직도 1군에서 통하기 힘들어 보이고

주전 류지혁, 백업 오재원 체제로 빨리 전환하는 것이 구단의 목표가 아닐까 합니다.

 

PS1.

개인적으로 같은 이유로 걱정되는 선수가 허경민 선수.

그래도 아직 나이가 어려서 더 버티기는 하겠지만

작년에도 포스트시즌에 수비시 풋 워크가 죽은 것과 올해 타석에서 배터리가 나간 것을 보면

연속되는 가을 야구를 버텨낼 수 있는 선수인가에 대한 우려가 좀 됩니다.

 

내년에 이원석 선수가 무조건 어느 정도 출장을 해주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PS2.

반대로 진짜 장원준 선수는 경탄 밖에 안 나옵니다.

야수도 아닌 투수가 작년의 그 가혹한 일정을 소화하고,

올시즌도 많이 던졌는데 하는 말이 요즘 좀 체력적으로 힘드네요 정도.

 

본인도 몸 관리를 철지히 하였겠지만 진짜 S급은 타고난 근골이 다르다는걸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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