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휴가를 내고 아침 일찍 본가에 올라갔다 왔습니다. 2008년부터 식구가 된 우리 강아지가 12월 초에 산책을 하다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았거든요. 언제 세상을 떠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해서 살아있을 때 얼굴이라도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간식을 사들고 올라갔습니다. 만나보니 확실히 가을과 느낌이 다르더군요. 가을에는 이 나이 먹고 이렇게 건강해도 되는 거야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생명력(?)이 느껴졌는데 이번에 본 느낌은 뭔가 놓아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세상 모든 게 귀찮고 아무도 오지 않는 따뜻하고 푹신한 곳을 찾아서 계속 눈을 감고 쉬고 싶어하더라고요. 제일 좋아하는 것이 자기 새끼들과 함께 산책을 하는 것이라서 제가 안고서 동네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새끼들(이라고 해도 이제 걔네들도 만으로 9살)은 어머니가 목줄을 잡고요.
전까지는 헤어질 때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라고 말해주었는데 어제는 이제 고생하지 말고 아프지 말고 잠자듯이 가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올라갈 때는 뭔가 마음이 아팠는데 내려갈 때는 뭔가 고마우면서도 살짝 눈물이 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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