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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혼자하는 게임

크로노 트리거(1995) - (9) 용의 성역과 첫번째 엔딩

1.

원작에 누를 끼치는 수준인 안이하고 편의주의적인 추가 콘텐츠’, 용에 성역에 대한 제 평가는 이렇습니다.

 

일단 시작부터 왜 공룡 인간들을 도와야 하는지부터 이해가 안 갑니다. 인간과 공룡 인간은 서로를 몬스터로 취급하며 공존할 수 없어서 대지의 규율로 승부를 낸 사이입니다. 특히 공룡 인간들을 공격하는 몬스터의 소굴을 토벌하는 퀘스트에서 공룡 인간과 다른 몬스터의 차이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그 몬스터들도 언어를 사용하고 군대를 조직하여 공격할 정도의 지성이 있습니다. 거기에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서 같은 맵을 몇 번이나 반복하여 오가야 하는데 이게 의욕을 팍팍 떨어뜨리더군요. 누우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는 퀘스트를 수행하며 이 산을 몇 번을 오르락내리락하니 짜증이 납니다. 만듦새도 성의가 없는 게 구성은 일직선인데 쓸데없이 길고, 타일이나 몬스터도 전부 기존에 존재하던 것의 재활용이나 색만 바꾸었습니다. 모든 몬스터가 미인계로 떨구는 아이템이 없는 것도 그렇고요. 거기에 낮은 확률로 출현하는 몬스터를 잡아야만 클리어 가능한 퀘스트까지 존재하여 불쾌 지수를 올립니다. 이왕 화내는 김에 하나 더 이야기하면 원시시대 실버드 착륙 판정이 보이는 것보다 좁아서 매번 착륙이 안 돼서 성질을 부렸습니다.

 

이야기는 없다시피라면서 플레이 시간은 터무니없이 길어서 원작의 1/3은 되는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보상이 좋은가 하면 루카의 갑옷인 엘레멘트 가드같이 좋은 거도 있긴 하지만 절반 가까이는 필요 없는 아이템입니다. 원작에 존재하던 타일, 몬스터, 퀘스트를 전부 적당히 재활용하여 어떻게든 플레이 시간만 잔뜩 늘리면 이런 물건이 나올 것 같습니다. 맨 위의 이미지가 용의 성역에서 유일하게 건질만 한 거였습니다. 게임의 모든 콘텐츠를 마무리하겠다는 마음으로 첫 플레이에서나 클리어하였지, 앞으로 다시는 안 할 겁니다.

 

2.

 쓰잘데기없는 것에 빼앗긴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는 최종전, 라보스와의 싸움입니다. 성의 없이 동네 뒷산만 오르락내리락하다가 기계와 마법이 적절히 섞인 질 여왕의 신전 검은 꿈에 가니 가슴이 뻥 뚫리네요. 미인계로 많은 아이템을 확보할 수 있어서 에이라를 꼭 데리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용의 성역은 미인계로 얻는 아이템도 없습니다.

 

 최종전을 앞두고 제가 선택한 멤버는 크로노-로보-에이라입니다. 헤이스트 헬멧이 3개가 모여서 마침내 마를을 파티에서 제외하였습니다. 힐은 광역 회복기가 있는 로보가 낫고 크로노도 부활기가 있으니까요. 던지기가 통하는 적에게는 에이라와 로보의 지옥 던지기가 밸런스를 무시하는 듯한 데미지가 나오고, 가로 일렬이라는 한계가 있긴 해도 크로노와 에이라의 송골매 베기도 상당히 훌륭한 범위 공격기입니다. 덤으로 셋 다 튼튼합니다. 메가-기가-테라로 이어지는 세 마리의 뮤턴트를 쓰러뜨리면 질 여왕과의 싸움이 이어집니다. 아군 전체의 HP1로 만드는 기술이 위협적이므로 로보를 대기시키면서 에이라와 크로노로 신나게 두들기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여왕이 일행을 마신기에 집어넣는데 역시나 별로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질 여왕과의 2차전, 오른손으로부터 프리즘 드레스를 훔치는 걸 잊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양손은 건드리면 끔찍한 반격이 들어오니 광역 공격을 봉인하고 머리에 단일 대상 기술을 쉴 새 없이 꼽으면 됩니다. 여기까지 진행하면 질 여왕은 자신의 힘으로 역부족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라보스를 불러냅니다.

 

 라보스는 주인공이 계속 공격 모드를 바꾸면서 이제까지 상대하였던 보스의 패턴을 복사합니다. 앞에서 어떻게 상대했는지 잘 기억하며 싸우는 페이즈인데 망할 용의 성역 덕분에 레벨이 너무 올라서 쉬웠습니다. 쓰러뜨리면 라보스 내부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라보스 내부 전투 1페이스, 광역 공격으로 양손을 제거한 후에 머리에 데미지를 집중하면 됩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당연히 상태 이상에 대한 대비는 되어있어야 합니다. 프리즘 헬멧이나 노바 아머, 여러 사라의 부적과 같은 액세서리로요.

 

 짤막한 대화와 함께 최종 페이즈에 들어갑니다. 가운데 있는 인간형이 아닌 오른쪽에 있는 파츠가 본체라는 점과 시간이 지날수록 데미지가 올라간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왼쪽 파츠는 상태 이상 내성을 풀어버리는 저주를 사용하는데 저주와 광역상태 기술이 이어지는 게 제일 위협적인 패턴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전멸도 나오고, 한두 명만 죽어 나가도 파티를 다시 안정화하느라 턴을 쓰면 강해진 적의 공격이 버거워집니다. 한 턴의 부담이 덜한 초반에 프로텍트볼과 배리어볼을 사용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억 이상으로 튼튼해서 이제 슬슬 좀 죽어라!!” 라고 외치면서 오른쪽에 마구베기를 꼽는 순간 라보스가 쓰러져서 제가 더 놀랐습니다.

 

 라보스까지 쓰러지면 각 시대에 인물들이 마를의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고 왕이 그간 있었던 일을 사과합니다. 그리고 라보스의 죽음으로 게이트가 사라져가고 있어서 모두와 작별 인사를 한 다음에 그랜드 피날레. 크로노의 어머니가 고양이를 쫓다가 사라져가는 게이트에 빨려들어가는 사건이 있긴 하지만 별을 구한 우리의 영웅들에게 또 하나의 사소한 모험이 추가되었다는 감상 밖에 없네요. 루카 말대로 타임머신 실버드가 남아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역시 엔딩은 영상이 있으니 좋네요. 맨 마지막에 갓난아이는 제가 잊는데 있나 하고 검색해보니 차기작 관련 인물이네요. ‘크로노 크로스는 완성도는 둘째치고 제가 원하는 게임은 아닐 것 같아서 별로 플레이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이제 다른 엔딩들을 모아서 스팀 도전과제를 달성해보려고 합니다.

 

 

 

 

크로노 트리거(1995) - (10) 하루에 한 번씩 죽는 라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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