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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1회차 - 햄버거

 제가 살던 동네에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들어온 것은 중학교 시절이었습니다. 시내에 같이 들어온 영화관과 함께 일종의 문화혁명이었죠. 그전까지 저에게 햄버거라는 것은 동네 분식점에서 파는 500원짜리 간식이었고, 사실 그것도 학교에서 몸에 좋지 않은 정크 푸드라고 이골이 나도록 강조를 해서 그다지 사 먹지 않았습니다.

 

 그런 햄버거가 지금 저에게는 토요일 점심으로 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학생이던 시절, 토요일에는 보통 연구실에 출근하였는데 왠지 모르게 가족 동반으로 학교에 견학 오는 방문객이 주말마다 끊이지 않아서 점심때마다 학생 식당에는 건물 밖까지 긴 줄이 늘어서곤 하였습니다. 줄의 맨 끝에서 기다리기 싫어서 조금 더 걸어 올라가 도서관 뒤편에 있는 롯데리아 점심 할인 메뉴로 배를 채우곤 하였죠. 싸다는 이유로 데리버거 세트를 제일 많이 먹었던 것 같습니다. 졸업하고 나서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졌지만 그 시절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토요일 점심이면 어지간하면 햄버거를 사 먹고 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 바로 뒤에 있는 버거킹에서 할인 메뉴를 고르면 5,000원 이하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데 식비를 아끼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