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 사는 이야기/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6회차 - 라면

 ♬라면은, 라면은 어디다 끓여, 구공탄에 끊여야 제맛이 나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참 많이 먹은 음식입니다. 어머니는 몸에 안 좋다고 라면 대신 국수를 끓여주시려고 했지만 그래도 전 라면을 더 좋아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면 요리를 싫어하지는 않지만요. , 전분 넣어서 끈적끈적하게 만든 국물에 나오는 칼국수는 좀 별로긴 합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에서 라면을 사러 가는 심부름은 항상 제가 도맡아 했습니다. 덕분에 이런 일도 있었는데, 한 번은 지나가다가 라면 신제품을 나눠주는 행사가 있어서 줄을 섰는데 제가 아직 중학생이라고 나눠주는 아저씨가 면박을 주고 돌려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 라면이 삼양에서 나온 것이었는데 덕분에 식구들은 그 후 거의 5년이 다 되도록 삼양에서 나온 라면을 구경하지도 못했죠. 제가 원래 앙심 품으면 오래가는 타입입니다

 

 지금도 라면을 고르는 것은 제게 있어서 은근히 즐거운 일 중 하나입니다. 그래도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는 좋아하는 라면이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라면을 5개만 골라보면

 

1. 참깨라면(오뚜기)

 

 오뚜기에서 나온 참깨라면, 현재 제가 가장 좋아하는 라면입니다. 얼마 전에 포장을 리뉴얼한 줄 알고 팔도에서 나온 것을 사는 실수를 한 후에 오뚜기를 항상 확인하고 있습니다. 고소하면서도 딱 제 입맛에 맞을 정도로 맵고, 특히 맛있게 맵다는 게 정말로 마음에 드는 라면입니다. 밥 말아먹기도 좋고요. 다만 다른 라면에 비해서 가격이 좀 비싼 게 흠이지요.

 

2.  오동통면(오뚜기)

 

  너구리 짝퉁 소리를 듣던 시기부터 저는 너구리보다 더 싸고, 더 맛있는 좋은 라면이라고 생각했는데 너구리가 맛이 없어 못 먹을 물건이 된 지금은 비교 대상조차 없어졌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세일도 많이 하는 편이라 눈에 띌 때마다 한 묶음 씩 집어두면 마음이 든든합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요즘 생각날 때가 많습니다. 오늘 점심도 저걸로 먹었네요.

 

3. 신라면(농심)

 

 어렸을 때 라면하면 신라면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많이 먹었던 그야말로 라면 계의 베스트셀러입니다. 어느샌가 맛이 없어져서 어머니와 다시는 사 먹지 말자는 말까지 하는 수준이었는데, 작년인가 재작년부터 갑자기 다시 맛있어져서 요즘은 다시 틈틈이 사서 먹고 있습니다. 버섯 냄새가 강하게 나는게 특히 마음에 드는 라면입니다. 진짜 자존심이라도 있는지 신기할 정도로 세일을 하지 않는 라면이라서 생각보다 비싼 게 흠입니다.

 

4. 맛있는 라면(삼양)

 

 그냥 이름대로 맛있습니다. 특히 야채 건더기가 큼직큼직하게 들어있는 게 특히 마음에 듭니다. 다른 라면에 비해서도 깔끔한 것도 마음에 들고요. 어머니는 라면을 끓이실 때, 물을 넉넉하게 넣으시는 경향이 있는데 이 라면은 물을 약간 적게 넣고 계속 젓가락으로 풀어주면서 빠르게 익히면 탱글탱글한 면의 식감이 일품이라 집에서는 무조건 제가 삶습니다. 단점은 진짜 비쌉니다. 5개 묶음이 4천원 대이면 손이 잘 안갑니다.

 

5. 왕뚜껑(팔도)

 

 컵라면이 하나도 들어가야 할 것 같아서 넣었습니다. 컵라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라면은 바로 이 왕뚜껑입니다. 예전에는 팔도 도시락을 더 좋아하였는데 회사에서 무료로 주는 컵라면 코너에서 몇 번 먹어보니 이 맛이 아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캠핑 갔을 때 먹은 왕뚜껑이 참 맛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대로 정말 싫어하는 라면은 삼양라면(삼양), 열라면(오뚜기)입니다. 삼양라면은 그냥 제가 햄 냄새를 싫어해서, 저는 초등학생 때 햄, 소시지를 입에 대지도 않아서 도시락을 싸시는 어머니께 고통을 드린 적이 있지요. 지금도 먹기는 하지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열라면은 맛없게 매운 음식 이야기할 때 제가 항상 꼽는 음식입니다. 덤으로 진라면은 순한맛은 싼 맛으로라도 가끔 사먹을만한데 매운맛은 도저히 못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