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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7회차 - 수능

 지난주에 수학능력 시험이 있었습니다. 역대급 난이도라고 여기저기서 말이 많더군요. 수리 영역 고난도 문제는 한 번 풀어보았는데, 아직은 문제를 읽고 바로 어떻게 풀면 되겠다고 그림이 잡히는 것을 보니 수학 전공했다고 다른 곳에 나가서 말하고 다녀도 괜찮겠네요. 언어 영역은 헤겔의 변증법을 보니 읽기도 귀찮아져서 포기했습니다.

 

 이번뿐만이 아니라 모의고사 고난도 문제가 인터넷에 올라오면 시간을 내서 풀어보곤 합니다. 저번에 소개팅에서 수학 교사분이 나오셔서 그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그 귀찮은 일을 어떻게 하냐고 놀라더군요. 사실 별 도움이 안 되긴 하지만 저는 수능에 약간 동경이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가 보지 않은 길이죠. KAIST를 수시로 입학할까, 아니면 수능을 치르고 서울대학교를 노릴까 고민하다 전자를 선택했거든요.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집안 사정도 어려운데 학비가 더 저렴한 곳을 선택한 것이었고요. 보통 KAIST 진학한 사람들이 준비를 안 해서 수능이 안 나오는 게 보통이지만 저는 따로 준비 안 해도 모의고사 400점 만점 시절에 390점 안팎에서 나왔으니까요. 중학교 때, 논술 경시 + 백일장 + 수학경시대회에 고등학교 때 TEPS를 준비한 게 더해졌으니까요.

 

 이게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어머니도 그러신지 가끔 이런 말씀 하시더라고요. 제가 중학교 때는 교회나 절에 가서 새벽부터 합격을 비는 부모들을 보고 나도 몇 년 후에 저렇겠구나 싶었는데 저는 수시로 진학하고, 동생은 수능을 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성적이 나빠서 결국 둘 다 수능을 치지 않아서 수능 뒷바라지를 해보질 못했다고. 근데 생각해보면 중학교 때, 중간/기말고사 앞두고 새벽 3, 4시까지 공부할 때도 부모님은 일찍 주무셨죠. 공부는 내가 하는 건데 왜 안 주무시냐고 제가 타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