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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요리 일지

20171224_소고기 무국

크리스마스 이브이지만 부모님은 가게에 나가셔서 늦게 들어오실 예정이라서

집에 늦게 오셔서 식사 준비까지 하시게는 하지 않으려고 제가 저녁을 만들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이기에 닭이나 칠면조를 준비해야할 것 같은 의무감도 좀 들었지만

부모님이 닭집을 하시는데 닭을 준비하기도 그렇고

평생 잡숴뵈지도 않은 칠면조를 준비하면 절대 좋아하시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익숙하면서도 좋아하시는 소고기 무국을 준비했습니다. 대신 소고기는 좀 든든히 넣었죠.

 

근처 마트에서 9900원짜리 양지 사태 한 팩을 사와서

냄비 바닥에 참기름을 두른 후 직접 잘게 다진 마늘과 함께 볶아주었습니다.

소고기의 붉은 기가 거의 없어졌을 무렵에 물을 붓고 썰어 둔 무를 투하하였습니다.

 

그리고 계속 끓이면서 자꾸 떠오르는 갈색 거품을 국자로 건져내고

그러다보니 너무 물을 많이 버려서 모자라는 물도 다시 더 부어주면서 기다리다가

슬슬 무가 거의 다 익었다는 생각이 들면 두부를 추가로 투하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약간의 다시다와 간장을 넣어서 간을 맞추면 완성....이어야 하는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실패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간이 안 맞는건 아니었습니다.

간만은 우리 집에서 제가 엄마보다 더 정확하게 칼같이 맞춥니다.

문제는 투명해야 할 국물일 간장 색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나중에 어머니께 여쭈어보니 양조 간장이 아닌 진간장으로 써야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비록 투명하지 않은 갈색 국물의 무국이었지만 그래도 제 입맛에 딱 맞게 간이 되었고

부모님께서도 좋아하시니 이걸로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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