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는 왜 성공하였을까

마블은 이번 '인피니티 사가' 를 통해서 영화 역사상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몇몇 작품은 박수를 받을만한 명작이기는 하였지만,

많은 작품은 평작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었고 팬들이 기대에 못 미친 작품도 없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 히어로'라는 당시 유행에서 벗어난 소재로 공전절후의 히트를 쳤습니다.

 

제가 생각한 MCU 성공의 핵심은 MCU를 좋아하기 위해서 굳이 '슈퍼 히어로'를 좋아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가령 첩보물의 팬이라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는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를 빼고서라도 즐길만한 물건입니다.

저 같이 아직 미숙한 소년의 성장기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스파이더맨: 홈 커밍'은 좋은 영화입니다.

 

이렇게 다른 장르의 힘을 빌림으로서 또 하나의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파이더맨에서 클라이막스의 액션이 잘 보이지 않은 것은 슈퍼 히어로 영화라면 어마어마한 단점이지만.

슈퍼 히어로가 아닌 다른 장르의 힘만으로도 영화를 끌고 나갈 수 있기에 그 단점을 덮을 수 있습니다.

반면 DC 영화는 슈퍼 히어로의 힘으로만 영화를 끌고 나가야하기에 영웅과 빌런 중 하나만 힘이 빠져도 영화 전체가 주저앉게 됩니다.

 

사실 그렇기에 정통 히어로 팬들이 은근히 DC 영화를 편드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때때로 슈퍼 히어로를 단순히 작품을 하나로 묶는 소재로만 생각하는 마블에 비해서

DC는 우직할 정도로 히어로의 매력으로 영화를 끌고 가려고 시도하고 있거든요.

...그렇다고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심각한 '저스티스 리그' 같은걸 계속 만들면 좀 곤란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