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의 영역/ㄴ YS 시리즈

YS Ⅱ Eternal(2000)

 

 

 이야기가 전혀 일단락되지 않은 시점에서 YS: Eternal이 끝났기에 빨리 뒷부분을 듣고 싶은 마음에 바로 후속작을 플레이하기 시작했습니다. Ys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을 리메이크한 Ys2: Eternal은 전작이 나온 지 2년 후에 나온 게임입니다. 2년의 세월을 허투루 쓰지 않았는지 전작과 비교해서 여러 가지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배경이나 몬스터 같은 오브젝트와 이펙트가 더 화려하고 정교해졌고, 몸통 박치기가 유일한 공격 수단이었던 아돌이 다양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임 진행의 절반 이상을 다암의 탑에서 하였던 전작과는 달리 폐광, 극한지, 용암지대, 신전 등 다양한 곳에서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모험극의 색이 강해졌습니다. 다레스와 마왕 다암 외에는 마법으로만 타격을 줄 수 있고, 하드 난이도에서는 필드에 돌아다니는 몬스터에게도 함부로 싸움을 걸 수가 없어서. 전체적으로 액션 게임보다는 슈팅 게임을 플레이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이야기는 전작에서 6권의 이스의 책을 전부 모은 아돌이 책의 힘으로 부유하는 전설의 도시 이스로 날아오면서 시작됩니다. 아돌은 그곳에서 여신의 인도를 받아서 원래 마물을 막기 위해 설치하였던 빙벽과 용암지대를 돌파하여 살몬 신전에 도달하게 되고 부활한 마왕 다암을 쓰러뜨리는 것이 YS2:Eternal의 스토리입니다. 젊은 패기와 모험에 대한 동경만으로 폭풍의 결계를 돌파하여 에스테리아에 도달하고, 그곳에서 이스의 책을 모아서 마의 힘을 손에 넣으려는 다크 팩트의 계획을 저지하였으며, 다암의 탑에서 하늘로 날아올라 이야기 속에만 남아있는 고대 도시 이스를 찾아냈으며, 마침내 여신의 인도를 받아서 마왕까지 쓰러뜨렸으니 아돌 크리스틴에게 모험가로서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경험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돌에게 있어서 가슴 아픈 첫사랑이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에 피나와 이별하는 장면에서는 제가 가슴이 찡하더군요. 설정집에서 63세로 행방불명될 때까지 반려자가 없었다는 것을 읽었을 때만 하여도 세계를 구하고 아름다운 여성과 맺어져서 자식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 용사의 의무이자 권리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였지만, 그 생각은 현시점에서는 평생 잊히지 않는 사랑이었다는 감탄으로 바뀌었습니다. 인간을 위해서 영원히잠든 여신과 그 여신을 영원히그리며 살아가는 용사, 그래서 Ys 1,2의 리메이크 부제가 Eternal인가 봅니다.

 

 이 게임은 특히 보스전이 최고였습니다. 하나하나가 전부 재미있었어요. 난이도를 Hard로 한데다가, 레벨을 일부러 올리지는 않아서 보스전이 항상 긴장감이 넘쳤습니다. 첫 번째 보스전만 해도 탄에 두 번 맞으면 죽는 상태에서 장시간의 혈투 끝에 무피해로 잡았죠. 나중에 물어보니 보통 보스를 잡고 레벨이 2씩 오르지는 않는다고 하더군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도르가. 진짜 살인적으로 어렵더군요. 알을 흩뿌리는데 그 알을 하나라도 놓치면 견딜 수 없는 탄환 세례가 이어져서 고생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다레스. 스토리 내내 가장 악랄하게 아돌과 사람들을 괴롭힌 녀석이라 YS2에서 아돌의 숙적을 꼽으라면 저는 다임이 아니라 다레스를 꼽을 것 같습니다. 다암은 오히려 보너스 스테이지 보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기에 보스로 등장하였을 때, ‘드디어!!’라는 느낌 때문에 온몸에 전율이 가볍게 스쳤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난이도는 이스2 보스 중에서 가장 쉬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은근히 허당기가 넘치는 게

 

             다레스: 나는 마법에서 태어난 생명이기에 너의 하찮은 마법 따위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아돌(인간 검사): .....

 

이제까지 아돌이 보스전에서 마법만 쓴 것이 칼이 통하는 적이 없어서였지 절대 마법이 특기여서가 아닌데, 다레스는 마법이 안 통하는 대신 몸통 박치기가 잘 통하는 보스였죠.

 

마지막으로 인간을 너무나도 사랑한 두 여신들이 영원히 행복한 꿈 속에서 지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