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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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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걸스 스쿨 / NEOTYPE 저 / 영상노트 2010년 대 초반에 나름 기대하던 국내 IP가 하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서브컬쳐 매니아 층을 상대로 장사는 무리라는 시선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일본산 미소녀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층을 노린 TCG 게임이었죠. 기억하시는 분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바로 소드걸스였습니다. 처음엔 일러스트 장사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카드 게임으로서도 참신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매턴 선후공과 카드의 발동 순서라 랜덤이라는 것이 독특한 점이었는데 TCG에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도 카드를 올리기만 하며 되니 쉽게 입문할 수 있고, 반대로 게임에 익숙해질수록 발동 순서에 따른 변수와 확률을 고려하면서 카드를 올려야 하니 고려해야할 점도 많고 상대와 피말리는 심리전도 벌여야 했습니다. 이런저런 점 때문에 저는 당시에..
조선 국왕의 일생 / 규장각한국학연구원 / 글항아리 역사를 읽는 목적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흥미나 재미를 위해서 읽는다면 가려서 읽을 필요가 없겠지만 지금 이 순간을 이해하기 위해서 역사를 읽는다면 고대사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까운 과거일수록 지금의 현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약간의 폭론을 사용하면 조선 이전의 역사는 판타지처럼 읽어도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우리나라라고 생각하고 권역을 확정한 것도 조선시대이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의 기원을 쫓아가보면 대부분 조선사 내에서 답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조선사를 읽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냥 읽는 것도 아니라 뜯고, 해체하고, 그 구조를 이해하는 것을 말입니다. 이 책은 조선을 이해하는 가장 큰 축 중 하나인 국왕을 다각적으로 다루고 있..
맥주탐구생활 / 김호 저/ 21세기북스 요즘 들어 주류 전반에 대해서 해박한 후배 하나를 알게 되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양한 술에 대해서 조금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 첫걸음으로 제가 가장 자주 접하는 술인 맥주에 대해 정리해놓은 책을 찾다가 이 책을 추천하는 글을 보고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 책 자체는 나쁜 책이 아닌데 제가 원하는 것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물건이었습니다. 이 책은 맥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맥주의 타입에 대해서 정리해 놓은 책이었습니다. 맥주 매니아들에게 자주 볼 수 있는 에일에 대한 찬양과 라거에 대한 멸시도 없고 최대한 공정하게 맥주를 평가하려고 한 시도는 높게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조금 더 이론적인 내용과 상세한 맛에 대한 묘사를 원했고 무엇보다 너무 얇..
고양이 이야기(네코모노가타리) 흑 감상글 - 하네카와 이해하기 네코모노가티리 흑이 일본에서 발매된 직후에 한 게시판에서 본 글이 있었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캐릭터는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면 인기도가 올라가는게 정상인데 어째서 하네카와 츠바사는 자신 전용 에피소드인 츠바사 패밀리 후에 오히려 인기도가 폭락하는 것에 대해서 한탄하는 글이었습니다. 사실 저만 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야기 시리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물으면 하네카와를 꼽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서 제가 하네카와라는 캐릭터를 크게 오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더이상 하네카와 츠바사라는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바케모노가타리와 키즈모노가타리, 니세모노가타리까지의 하네카와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저는 '강함' 이라고 생각합니다. 불행한 가정 사정이 있음에도 결코 비뚤..
가짜 이야기(니세모노가타리) 감상글 - 마무리되는 이야기, 그리고 시작되는 이야기 현재까지 국내에 정식으로 출판된 이야기시리즈를 전부 구입하였지만 이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구매를 망설였던 것이 바로 이 니세모노가타리입니다. 니세모노가타리라는 책을 한 줄로 요약하면 '세컨드 시리즈를 위한 포석'입니다. 이야기 그 자체의 의미보다는 시리즈 내에서 징검다리 역할이 큰 작품입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야기의 매력이 부족한 작품이라고 저는 느꼈습니다. 다만 시리즈가 이어져 나갈수록 이 니세모노가타리 없이는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결국 이 책도 구매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아라라기의 두 여동생의 이름을 소제목으로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책의 핵심 내용은 히타기의 이야기의 마무리와 시노부의 재등장입니다. 그 밖에는 바케모노가타리에서 등장이 부족했던 캐릭터들의 묘사를 추가하며 세컨드..
상처 이야기(키즈모노가타리) 감상글(3) -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앞에 글에서 썼다시피 아라라기 코요미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언제 자살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몰려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상태에서 그는 일본에 자살하기 위해서 온 키스샷을 만나게 됩니다. 코요미는 키스샷에 아름다움에 한 눈에 반했습니다. 그리고 키스샷은 스스로를 희생하여 빈사 상태였던 자신을 살린 코요미에게 반했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가벼이 여기는 둘이 서로에게 반했다는 것이 단순해질 수 있는 이야기가 어려워진 계기가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코요미는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키스샷을 살리려고 하였고 키스샷은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코요미를 다시 인간으로 돌리려고 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이 나왔을 지도 모릅니다. 키스샷은 죽을 자리를 찾았..
상처 이야기(키즈모노가타리) 감상글(2) - 화자 아라라기에 대해서 화자인 아라라기 코요미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는 여러 번에 걸쳐서 자신이 화자로서 적당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 단순한 겸양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화자란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화자란 독자에게 사실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하는 화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코요미는 화자로서는 문제점 투성이입니다. 작중 코요미에 대한 묘사를 한 번 따져봅시다. 1. '중학교 때까지는 우등생이었지만 고등학교 올라와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낙오자가 되었다.' 2. '집에 있는 것이 거북하여 휴일이나 공휴일이 거북하다.' 3. '고등학교 3년 간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이 아무도 ..
상처 이야기(키즈모노가타리) 감상글(1) - 이야기 시리즈의 진정한 시작 키즈모노가타리는 바케모노가타리의 프리퀄에 해당되는 작품입니다. 사실 이 작품의 역할은 처음 나왔을 때와는 꽤나 달라졌습니다. 키즈모노가타리-바케모노가타리-니세모노가타리로 작품이 끝난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는 이 작품은 바케모노가타리에서 마지막에 갑자기 튀어나온 오시노 시노부란 캐릭터에 대해서, 그리고 화자인 아라라기 코요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외전 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 시리즈가 2부,3부까지 진행되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코요미와 시노부로 옮겨가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아예 원작자가 자신의 작품이 '소녀불충분'에서 이 이야기를 '죽어가는 괴물을 도와줘 버린 위선자와 그를 사랑해버린 흡혈귀의 이야기'로 정의한 이상 바케모노가타리쪽이 오히려 시리즈의 큰 흐름에 있어서는 외전적 요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