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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국기 계양 내일부터 출근인데 어찌하여 국경일은 일요일과 겹치는가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 / 제임스 놀스 저 / 비룡소 1. 제가 하고 있는 FGO를 포함하여 서브컬처 쪽에서 자주 인용되는 작품이고 '바위에 꽂힌 검을 통한 선별', '랜슬롯과 기네비어의 불륜' 등 여러 가지 단편적인 이야기들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생각해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아예 제대로 된 책을 읽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 구입하였습니다. 2. 다 읽고 나니 그리스인들이 굉장히 지적으로 보이더군요. 5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었는데 번뜩이는 지혜로 문제를 해결한 에피소드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서왕의 원탁에는 두뇌를 사용하면 죽는 전염병이라도 돌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 작품이 쓰여질 당시에 머리 회전이 뛰어난 기사보다는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용맹한 기사가 모범적인 기사였나 봅니다. 수많은 미사여구와 긍정적..
크라우드 펀딩한 물건이 도착했네요 11월 달에 크라우드 펀딩한 달빛천사 음반이 오늘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여러 번에 나누어서 배송한다고 공지가 있긴 하였지만 거의 마지막으로 받은거 같습니다. 덕분에 쉬는 기간에 이걸 들으면서 취미활동을 즐긴다는 계획은 어그러졌네요. 이번에 박사 졸업논문 쓰면서 유튜브에서 계속 반복 재생하면서 들었던 곡이어서 어떤 식으로든 대가를 지불하고 싶은 참에 크라우드 펀딩이 시작되어서 큰 고민없이 참여하였습니다. 논문도 그렇고 저 음악을 들으면서 작업한 결과가 전체적으로 좋아서 뭔가 럭키 뮤직? 그런 느낌도 좀 있고요.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CD 하나에 USB 하나, 보이스 열쇠고리에 가수의 친필 사인, 그리고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사람 이름입니다. 사실 음악 외에는 다 관심이 없어서..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 이노우에 켄지 저 / 대원씨아이 조교로 채점을 하다보면 때때로 얄미운 답안이 있습니다. 뭔가 부족해보이고 날림으로 적은 것 같은데도 채점기준의 체크포인트를 정확히 짚은 답안 말이죠. 제게 있어서 이 소설은 저런 답안을 떠올리게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어서 뭔가 인정하기 싫은데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소설입니다. 제 취향에 맞는 소설은 1) 제 예상과 다른 뜻밖의 결말이 나오거나, 뜻밖의 요소로 결말이 지어진다. 2) 놀라서 앞에서부터 읽어보면 갑자기 튀어나온 요소가 아니라 지나치기 쉬운 곳에 암시나 복선이 충분히 깔려있다. 3) 거기에 읽으면서 웃을 수 있는 글이라면 금상첨화 덕분에 서술트릭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상당히 수준높은 서술트릭이 삽입되어있습니다. 특히 2권에서 속된 말로 뻑 갔습니다. ..
기분이 많이 상해있습니다 작년 12월에 박사 학위 디펜스가 끝나고 나서 3월 2일 부로 삼성에 연구원으로 입사하기 전까지 당분간 오지 않을 여유있는 시간 동안에 추억으로 남을만한 무언가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즐거웠던 기억이 많아서 이번에도 여행을 다닐 계획이었습니다. 방에서 게임만 하는게 아니라요. 그런데 그게 계획대로 잘 풀리지가 않더군요. 먼저 맨 처음 계획은 훗카이도로 눈을 보러 한 번 더 갔다오는 것이었는데 한일 관계 때문에 굳이 갈 이유가 싶어서 취소했습니다. 그래도 국내 여행이라도 많이 다닐까 생각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돌아다니기 껄끄러워서 다시 취소하였죠. 그래도 이대로 끝내기는 너무 억울해서 이번 주말에 보드게임 멤버들과 함께 스키 여행이라도 다녀오려고 계획을 세웠습..
레전드 오브 룬테라를 조금 건드려봤습니다. 일단 먼저 말씀드릴 것은 저는 하스스톤을 높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TCG 게임은 덱을 구성하는 재미와 구성한 덱을 운영하는 재미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데 하스스톤은 후자가 없다시피하니까요. 막말로 제가 만든 덱을 오토 프로그램으로 돌린다고 해도 승률이 유의미하게 차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TCG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을 이 장르로 끌어들인 공로는 인정하지만요. '레전드 오브 룬테라' 는 그 점에 있어서는 하스스톤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3까지의 마나를 남겨서 다음 턴에 추가로 주문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최소한의 고민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가요. 하지만 TCG 장르에 익숙한 입장에서는 아직도 너무 가볍다는 느낌입니다. '매직 더 개더링'의 전투 시스템과 '아티팩트'의 선공..
FGO - 2020 발렌타인 1. 저는 FGO 이벤트 중에서 발렌타인 이벤트를 가장 좋아합니다. 발렌타인 예장에 적혀있는 초콜릿과 초콜릿 답례를 하나하나 읽다보면 캐릭터의 개성이 잘 묻어나오거든요. 해가 거듭될수록 초콜릿 예장과 개인 극장에 더 정성을 쏟는다는 인상이어서 초기 캐릭터가 손해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메인스토리는 사실 별 것 없었는데 위의 전광판으로 지나가는 수염 난 라이더의 대모험에는 관심이 가더군요. 2. 올해 발렌타인 이벤트는 랜덤하기 서번트 1인에게 초콜릿을 주거나 받는 서프라이즈 초코 아이템을 위주로 돌아갔습니다. 덕분에 누가 빨리빨리 초콜릿을 받아가느냐, 누가 마지막까지 초콜릿을 못 받느냐를 보는 맛도 은근히 쏠쏠했습니다. 남녀 서번트 1번의 주인공은 위의 둘이었습니다. 수영복 마리 앙투아네트와 베디비어였는데..
학교괴담(2000) - 90년대를 상징하는 요소 시대정신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한 시대를 관통하는 절대적인 정신이라는 의미이지요. 저는 이미 지난 시절이 되어버린 90년 대 작품을 작품을 좋아하고 자주 감상하다보니 그 안에 담긴 무언가가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80년 대와도 다르고, 2000년 대와도 다른 저 시절 사람들이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문제. 이런 것들을 통해서 당시 시대정신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면이 잘 드러나는 작품을 저는 '90년대스럽다.' 고 합니다. 애니메이션의 장르 중에서 가장 수명이 짧은 장르를 꼽으라면 저는 개그라고 생각합니다. 개그 코드는 생각보다 빠르게 바뀌고, 웃을 수 없는 개그는 서로 껄끄럽기만 할 뿐입니다. 아재 개그란 말이 왜 나왔겠습니까. 그리고 그 다음으로 꼽는 장르가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