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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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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스전자의 완결을 기리며 저는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해내는 사람을 높게 평가합니다. 하물며 그것이 창작 활동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요즘 원피스의 오다 선생이 터무니없는 전개와 캐릭터로 육다, 심지어 십다 소리도 듣는데 만화를 오랫동안 보아왔지만 원래 장기 연재를 하면서 만화의 퀄리티를 유지한 케이스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하다못해 그 드래곤볼 Z도 마지막 원기옥이 살려서 그렇지, 마인부우 편은 힘 빠졌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고 후속인 슈퍼에 와서는.... 그렇기에 저는 10년에 가까운 동안 그것도 일주일에 5번 연재하는 일간 연재로 꾸준히 괜찮은 만화를 그려준 곽백수 선생을 리스펙합니다. 예전 스포츠신문에 '트라우마'를 연재할 때부터 보아왔지만 저 분야의 대가들은 약간 다른 방향으로 극에 달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전작..
Bakuman(2008) / 오바 츠쿠미, 오바타 타케시 새해를 맞아서 짐을 정리하다가 예전에 사놓았던 '바쿠만'을 발견하였고, 잠시 동안 내가 이 작품을 지금도 좋아하는가, 앞으로 찾을 일이 있을까를 고민한 후에 알라딘에 중고로 팔아서 추가적인 공간과 약간의 돈을 택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20권은 신선함만으로 끌고 가기에는 너무 긴 분량이었고, 그렇기에 반드시 보여주어야 할 드라마는 너무나 허무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끝내고 싶을 때 끝내는 작품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지만 이 작품은 오히려 왜 편집부의 개입이 필요한지에 대한 필요한 근거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아이와 결혼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작품에서 독자로서 그 여자아이에 대해서 매력을 느끼지도, 감정 이입을 하지도 못하였고 이는 대단원에서 ..
신부 이야기 1. 현재 구입하고 있는 만화 중에 하나인 '신부 이야기'입니다. 지난 주말 외출에서 10권을 보게 되어서 찾아보니 발매된지 넉 달이나 지났더군요. 요즘 관심사가 소설 쪽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아무래도 이쪽에 좀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완결났다고 생각하고 관심을 끊었던 '늑대와 향신료'가 두 권이나 더 나왔고, 후속작인 '늑대와 양피지'도 2권이나 나왔더군요.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하고 싶은 일' 리스트에서 하나하나 지워가고 있는데도 어째 이 리스트에 남아있는 일들은 늘어나기만 하지 줄어드는 기색이 없습니다. 2. 저에게 이 만화의 정체성은 '모리 카오루 선생의 작품'으로 요약 가능합니다. 전작 '엠마' 때부터 읽고 있는데 작가가 작품에 쏟아붇는 애정이 종이 위로 흘러넘쳐서 독자들에게까지..
더 이상 사지 않으려고 하는 만화책 이번에 책장을 바꾸면서 가지고 있는 서적 류를 하나하나 따져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월간순정 노자키 군'과 '세인트 영멘' 이렇게 두 작품은 더 이상 사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세인트 영멘’은 더는 제가 원하는 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 읽기 시작할 때는 휴가를 받아서 우리네의 평범한 일상에 끼어든 예수와 부처라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성인들의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들이 느끼고 행동하는 것은 우리와 다를 바 없지만 감출 수 없는 신성(神性) 덕분에 생기는 이런저런 트러블에 좌충우돌하고, 그래도 결국은 납득할만한 결과를 얻어내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죠. 그런 작품이 점점 뭔가 이상한 괴인들이 나오는 작품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부처는 어느새인가 고행 중독자가 되었고 예수는 어..
아즈망가 대왕 - 개척자 대학시절 애니메이션에서 동기가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지금 토미노나 안노가 받는 찬사를 미래에는 아즈마 키요히코가 받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즈망가 대왕은 만화계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작품입니다. 악의 무리로부터 세계를 지키지도 않고, 라이벌과의 불꽃 튀는 대결도 없습니다. 꿈에서나 나올만한 가슴저린 사랑 이야기도 없으며, 무시무시한 귀신이나 엽기적인 개그도 없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고등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보내는 학창 생활을 그릴 뿐입니다. 거대한 스토리 라인보다는 개성있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의 작품이 많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사실 80년대 초반부터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루미코 작품들도 당시에는 그러한 평가를 받았던 작품들이죠. 이 작품은 거기서 한 걸음..
란마 1/2 (1987) / 타카하시 루미코 1. 란마 1/2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어렸을 적에 대여점에서 1,000원 내고 빌려보면 비디오 테이프였습니다. 물을 뒤집어 쓰면 여자도 되고, 팬더도 되는 것이 어린 시절에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재미있게 보던 란마가 갑자기 나오지 못하게 된 사건이 터졌습니다. 당시 여러 단체에서 란마를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일본 만화로 지정되어서 퇴출 운동을 벌였고 그 여파로 후속편이 더 이상 나오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잘 보던 것을 갑자기 못 보게 되니 더더욱 보고 싶어졌고,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볼 길이 열리면서 제일 먼저 구해서 보았습니다. 양이 워낙 많다보니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다 보는데 근 1년 걸렸습니다. 만화책도 일본 문화 개방 후에 완전판이 나와서 ..
마법선생 네기마 : 차오 린센 편 보수와 진보를 정의하는 법은 그것만으로도 책을 한 권 써도 모자랄 정도로 많습니다. 저 하늘의 별만큼 많은 정의 중에서 가장 제 마음에 드는 정의를 꼽는다면 이것입니다. '진보란 변화가 늦어서 미처 구하지 못할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고, 보수란 빠른 변화에 휩쓸릴 무고한 사람들을 더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마법선생 네기마의 16,17,18권, 학원제 내에서도 전반부의 마호라 무도대회 편과 구분하는 의미에서 저는 차오 린센 편으로 부릅니다. 여기서 차오 린센의 목표는 마법사의 존재를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들어서 수많은 마법사들이 정체를 감추지 않고 활동하여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유에의 말 그대로 이것은 굳이 말하자면 혁명에 가깝고, 이러한 제약에 발이 묶여본..
최악의 만화가, 최훈 말이 많은 GM이 마침내 완결이 났습니다. 기대를 접은지 오래된 작품이라 주마간산 식으로 그림만 훝었는데 개판을 넘어서 깽판의 기운까지 느껴지더군요. '나는 이 만화를 그리기 싫으니 이거 보고 떨어져라.' 저는 한국 만화도 보고, 일본 만화도 많이 보았는데 그 중에서 제가 아는 한 최악의 만화가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최훈을 꼽습니다. 그 토가시조차 최훈에 비하면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합니다. 1. 마감 엄수에 대한 개념이 없다. 이미 연재주기로 전설이 되어버린 GM은 둘째치더라도 목요 웹툰 소리를 듣는 삼국전투기 등등 마감을 준수하는 작품이 하나도 없습니다. 적어도 수요웹툰 소리를 들으려면 수요일 날 점심시간에는 볼 수 있어야죠. 수요일 밤 11시에 올려놓고 수요웹툰이라고 주장하면 찔리지 않습니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