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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애니메이션-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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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케모노가타리(2009) - 아직은 책장에 있어야 할 작품 요즈음 바케모노가타리를 처음부터 다시 보았습니다. 좋아하는 작품을 오랜만에 다시 보고 싶어졌다는 훈훈한 이유가 아니라 좀더 살벌한 이유입니다. 이번에 쥘 베른 콜렉션을 비롯해서 서적 구매가 이어지면서 방의 책장에 여유 공간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좋아했지만 지금은 손이 잘 가지 않는 작품들을 선별하여 박스에 넣어서 창고로 보내거나, 그럴 가치도 없다고 판단한 작품은 처분하려고 살생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옛 작품 때문에 새로운 작품을 접하는데 지장이 생기는건 비합리적이잖아요. 이야기 시리즈는 당시에 상당히 좋아하는 작품이라서 서적이 발매되면 바로바로 살 정도였고 미라지에서 나온 BD도 구입하여 상당히 만족스럽게 즐겼던 작품이었지만 몇 번이나 막을 내릴 타이밍을 놓히고 결국에는..
인크레더블 2(2018) -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클래스 저에게 가장 훌륭한 히어로 소재 작품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인크레더블'을 꼽습니다. 당시 애니메이션 동아리에서 다함께 시청한 작품이었는데 기억에 남을만큼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와 메시지. 고전적인 히어로물의 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코 낡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은 전개. 이해하기 어렵지 않지만, 그렇다고 동정심은 들지 않은 잘 만들어진 악당. 만점에 가까운 작품이었고 그렇기에 10년이 넘는 시간을 넘어 후속편이 나왔을 때 바로 지인들을 모아서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당시 같이 작품을 본 사람 중에서도 아직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2시간 정도 되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저의 최고의 히어로물은 '인크레더블'이었습니다. 결국 전작을 뛰..
주먹왕 랄프(2012) - 도저히 뺄 것이 없는 걸작 이번에 BD 플레이어도 사고, 마침 부모님께 빌려드린 돈 중 2,000만원을 돌려받게 되어서 오랜만에 블루레이를 구입하였습니다. 이번에 구입한 것은 주먹왕 랄프(Wreck-it Ralph)입니다. 점점 볼만한 작품이 줄어들고 있는 재패니메이션과 달리 최소한 중간 이상은 가는 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제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작품입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이야기를 펼쳐 가는 작품이기에 전혀 필요없거나, 혹은 없어도 무방한 장면이 많아질수록 작품의 완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한 팬 서비스라고 생각한 부분조차 뒤의 전개를 위한 복선이 되었고 마치 톱니바퀴가 꽉 물려서 돌아가는 고급 시계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입니다. 캐릭터..
오란고교 호스트부(2006) - 신데렐라는 사양하겠습니다 주디를 보고서 문득 생각난 캐릭터 하나가 있어서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된 작품입니다. 여주인공이 가진 매력으로 거침없이 치고 나가서, 이 기세가 꺾이기 전에 미련없이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어 깔끔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저는 본즈 작품을 선호하는데 본즈가 원작의 매력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보여주는 예이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이 마음에 들어서 원작 만화도 전권 구입하였지만 지저분하고 가시성이 떨어지는 그림체에서 감점이 심했고, 중반부 추가되는 조연과 함께 늘어지는 부분이 마음에 안 들어서 저는 애니메이션쪽을 선호합니다. 참고로 만화책은 KAIST시절 동아리에 졸업한 OB의 이름으로 전권 기증했습니다. 작품의 내용은 전형적인 신데렐라 비틀기입니다. 평범하지만 심지굳은 여주인공에게 잘 생긴 재벌 2세가 숨겨진 매..
세토의 신부(2007) - 간결하고 시원시원한 수작 러브코미디 장르를 좋아하는 팬의 하나로서 이 장르의 최대 악습을 들자면 자가 복제를 꼽습니다. 처음에는 신선하고 독특하였던 소재라도 대부분의 팬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나갈 때까지 반복하면서 어찌어찌 완결이 난 시점에서는 작품에 대해서 좋았던 기억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게 됩니다. 그렇기에 이 장르에서는 적당히 분량에 제약을 가한 애니메이션이 원작을 넘어서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원작의 그림체가 읽는데 지장을 줄 정도로 엉망이었던 물건이라서 뒷 이야기를 읽어보려다가 포기할 정도였으니까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잘 만든 러브 코미디입니다. 특히 이유없이 늘어지는 부분이 없고 곤조 특유의 굵고 시원시원한 그림체로 거침없이 질러대는 이야기가 유쾌합니다. 저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이야기..
풀 메탈 패닉? 후뭇후(2003) - 엇갈린 상식은 개그가 된다 이 작품에서 소스케는 항상 진지합니다. 단련된 전사답게 한시라도 적의 공격에 대해서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자신과 보호 대상인 카나메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며 위협 요소는 효율적으로 배제합니다. 문제가 있다면 그가 있는 곳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의 전장이 아닌 평화로운 고등학교라는거지요. 모든 소동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풀 메탈 패닉이라는 작품은 독특합니다. 화약 냄새나는 SF 밀러터리 장르의 본편과 배꼽잡게 만드는 러브 코미디가 번갈아가면서 펼쳐지지만 이들이 몰입을 방해하기는커녕 서로를 지탱해주는 형태입니다. 본편에서 자신이 원래 속한 세계로 돌아간 소스케는 바보와 거리가 멉니다. 그러기는커녕 노련하고 용의주도하며 집요한 일류의 전사입니다. 역으로 그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처럼 우리의 상식이 안일한 발상..
소녀종말여행(2017) - 받아들이기 1. 요즈음 애니메이션 포스팅이 끊긴 이유는 별거 아닙니다. 메텔과 함께 기차 여행을 하고 있는데 안드로메다가 정말 멀더군요. 그래서 잠시 일탈(?)을 해서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새해 들어서 실내에서 바이크를 돌리는 것으로 운동 방식을 바꾸었기에 컴퓨터의 모니터 각도와 스피커의 음량을 조절하면 매일매일 애니메이션 2편은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1주일만에 이 작품을 전부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이 작품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치유물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 장르를 결합시킨 작품입니다. 이런 결합이 가능한 이유는 두 여주인공의 독특한 캐릭터성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은 일단은 생존이 목적이긴 하지만 그 목적에 치열하게 매진하지는 않습니다. 죽는 것..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이브의 악몽(1993) - 크리스마스는 할로윈 마을에서? 보통 크리스마스의 친구라고 하면 다들 케빈을 떠올리지만 중학교 시절 영어 회화반에서 이 작품을 인상깊게 본 이후로 제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이 영화와 함께 합니다. 올해도 창 밖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레이니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침 식사 후에 따뜻한 이불 속에서 이 작품을 시청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라고 하는데 이건 딱히 의미없는 오역이라고 생각해서 저는 크리스마스의 이브의 악몽이나 영어 원제로 부릅니다. 이 영화는 참으로 신비로운 영화입니다. 어두침침한 그레이 톤의 할로윈 마을에 공포 영화의 단골 소재들이 등장함에도 공포감이 들기는커녕 사랑스럽고 우습다는 느낌에 작품을 보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감독이 관객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고 있으면 이런 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