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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 생일에 홋카이도 여행 - 3일차: 꽃의 세계로 / 4일차: 집으로 홋카이도 여행 사흘째, 아침에 일어나니 삿포르 시내에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일기예보에서 토요일, 일요일 양일 전부 비가 내린다고 되어있어서 '제발 주말까지만 맑게 해 주세요.'라고 빌고 출발했는데, 기도를 반만 들어주었습니다. 다행히 가장 중요한 토요일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으니 다행이지요. 이날의 관광은 관광버스를 이용한 패키지 관광이었습니다. 홋카이도는 너무 넓어서 삿포르 시내를 나가서 돌아다니려면 대중교통만으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차를 대절할 수도 있지만 와이프가 방향이 반대인 일본에서 운전할 자신은 없다고 하고요. 첫 목적지는 예전 아이폰 배경화면이었다고 하는 청의 호수였습니다. 삿포르 시내에서 나오니 다행히 비가 그치더라고요. 여기도 날이 갈수록 나무의 숫자가 줄어들고..
와이프 생일에 홋카이도 여행 - 2일차: 오타루 관광 둘째 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타루로 향했습니다. 이 날이 와이프 생일 당일이어서 선물을 사주고 싶어서 일부러 일정을 이 날로 잡았습니다. 첫 사진은 미나미 오타루 역에서 내려서 오르골 당으로 내려가는 길에 주택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수국이 참 예쁘게 피었더라고요. 요즘 밖으로 나들이 갈 때는 와이프가 처녀 시절에 사놓은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데 스마트폰의 카메라에 비해서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은 있지만 그래도 색감이 훨씬 괜찮습니다. 이 사진도 그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처음으로 향한 곳은 오타루 오르골 당이었습니다. 이 사진은 나와서 찍은 것이고 저희는 거의 오픈과 동시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도 거의 없어서 거의 전세 낸 기분으로 구경을 하였습니다. 10여 년만에 다시 방문..
와이프 생일에 홋카이도 여행 - 1일차: 맥주 축제에서 한 잔 작년 와이프 생일은 제가 회사 일에 기진맥진해서 아침 늦게까지 뻗어있었고, 저녁에 식사만 같이 하였습니다. 그래서 작년 제 생일에 저는 베트남으로 해외 출장을 나가있었죠. 그래서 올해에는 제대로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어서 지난달부터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여러 후보지가 떠올랐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곳은 홋카이도와 대만이었습니다. 홋카이도는 저에게 있어서 가장 즐거웠던 여행지였습니다. 병역 특례를 막 마치고 2014년에 다녀왔었죠. 언젠가 다시 한번 꼭 가고 싶을 정도였죠. 문제는 좀 많이 비싸더라고요. 와이프 생일이 홋카이도 관광의 성수기 중에서도 극성수기라서 거의 50%는 더 주고 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대신 대만을 가볼까 고민했는데 와이프가 주장하기를 대만은 얘가 있어도 충분히 갈 수 있지만, 홋카이도는 ..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지난 7월 17일이 와이프 유산 후, 마지막 검사 날이었습니다. 다행히 안에 고여있던 피도 다 빠졌고, 다음 생리를 기다라면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병원을 나오니 시간은 오후 4시 정도였고, 굳이 회사에 돌아가야 할 만큼 바쁜 시기도 아니어서 오후 시간을 같이 즐기자고 하였습니다. 마침 이 날이 코난 극장판 국내 개봉일이어서 여유 있게 극장에 가서 보고 가기로 하였습니다.  영화 시작하자마자 느낀 점은 예고편에 낚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와이프는 예고편이 클라이맥스 근처라고 생각해서 괴도 키드가 카즈하를 건드려서 분노한 핫토리와 괴도 키드의 대립이 영화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알고 보니 예고편은 영화의 처음, 거의 프롤로그에 가까운 장면이었고, 이 영화에서 키드는 이제까지 극장판 중에서 가장 아..
천당과 지옥 제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은 거의 한 달 동안 정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6월 중순에 와이프의 임신이 확인되었습니다. 제 첫 아이라서 정말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뱃속의 아이에게 '우주'라는 태명을 붙이고 매일 밤마다 말을 걸고 그랬습니다. 와이프는 그 좋아하는 커피조차 태아에게 좋지 않다고 끊었고, 저도 태교를 위해서 애니메이션 노래가 아니라 동요를 집에서 흥얼거렸습니다. 6월 한 달 동안 거의 70시간에 가까운 추가 근무를 하였는데 아이 생각을 하니 버틸 수가 있겠더라고요.  그러던 것이 7월 초에 병원에서 슬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태아 초음파 사진을 위해서 병원에 방문했는데 아이가 없었습니다. 유산이었고, 와이프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내 아이와의 첫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서 아침에 ..
코난 극장판 다 봤습니다. 새로 본 작품들은 솔직히 평작이라 할 만한 것들도 별로 없었습니다. 다 본 기념으로 평론가 흉내를 내어서 한 줄 평을 한 번 적어보겠습니다. 1기: 죽음을 초월한 사랑이 길을 열다. 4.5 2기: 정통파를 추구했지만 뱃심이 모자랐다. 3 3기: 따뜻한 감동으로 가득한 세기말의 마술 5 4기: 유원지 전역을 무대로 한 숨 막히는 추격전 4 5기: 퇴로가 차례차례 차단되는 공포 4 6기: 혈통주의에 기반한 작품이 혈통주의를 비판하는 모순 2.5 7기: 가장 맛깔난 추리를 보여준 코난 극장판, 로맨스 곱빼기 추가 4.5 8기: 서툰 바느질로 기워 만든 누더기 1.5 9기: 가장 멋진 모습을 한 아버지와 가장 큰 잘못을 한 딸 2 10기: 각자의 역할을 한 모두의 힘으로 만든 최고의 이야기 5 11기: 재벌 아..
오랜 숙원 중 하나가 해결되었습니다 오랜 고민이 해결된 것을 일컫어 '앓던 이가 빠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16년 전 그 앓던 이를 뽑은 것이 모든 원인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를 뽑은 것 자체는 속 시원했습니다. 뿌리까지 다 썩어서 피곤하기만 하면 통증이 오고 잇몸에 고름이 차곤 했거든요. 하지만 뽑은 후가 문제였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임플란트를 바로 해야되지만 당시 저에게 치과 치료 비용은 큰돈이었고 어찌어찌하다 보니 근 15년을 어금니가 하나 없이 살게 되었습니다. 건강 검진할 때마다 치과 치료받으라고 적힌 소견서를 받는 것은 덤이고요.  그러다 결혼하고 나니 와이프가 치과 치료를 강하게 밀어붙히더라고요. 저는 돈 나갈 일도 많은데 굳이 서두를 필요가 있나 생각을 했는데 와이프는 아직은 젊고 내가 뼈가 좋은 편이어서 이가 버텨주고 있..
멋대로 적어보는 삼국지 이야기(2) - 황건적의 난과 십상시의 난 환관 세력에 의한 독재 정권은 황건적의 난으로 파국을 맞이하게 됩니다. 자신의 통치 영역 내에서 현 정권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무너뜨리겠다는(창천이사 황천당립!) 군사 조직이 궐기하였는데,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환관 세력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고, 군을 지휘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사대부 세력에게 먼저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군권을 잡은 사대부 세력은 황건적의 난을 큰 어려움 없이 토벌하면서 자신들의 역량을 입증하였습니다. 황건적의 난이 시작된 것이 184년이고, 장각이 병사한 것이 같은 해 184년이니 황건적 세력은 사대부 세력의 등장 이후 삽시간에 와해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황건적의 난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당시 자료를 보아도 농민 계급에서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