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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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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 / 제임스 놀스 저 / 비룡소 1. 제가 하고 있는 FGO를 포함하여 서브컬처 쪽에서 자주 인용되는 작품이고 '바위에 꽂힌 검을 통한 선별', '랜슬롯과 기네비어의 불륜' 등 여러 가지 단편적인 이야기들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생각해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아예 제대로 된 책을 읽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 구입하였습니다. 2. 다 읽고 나니 그리스인들이 굉장히 지적으로 보이더군요. 5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었는데 번뜩이는 지혜로 문제를 해결한 에피소드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서왕의 원탁에는 두뇌를 사용하면 죽는 전염병이라도 돌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 작품이 쓰여질 당시에 머리 회전이 뛰어난 기사보다는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용맹한 기사가 모범적인 기사였나 봅니다. 수많은 미사여구와 긍정적..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 이노우에 켄지 저 / 대원씨아이 조교로 채점을 하다보면 때때로 얄미운 답안이 있습니다. 뭔가 부족해보이고 날림으로 적은 것 같은데도 채점기준의 체크포인트를 정확히 짚은 답안 말이죠. 제게 있어서 이 소설은 저런 답안을 떠올리게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어서 뭔가 인정하기 싫은데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소설입니다. 제 취향에 맞는 소설은 1) 제 예상과 다른 뜻밖의 결말이 나오거나, 뜻밖의 요소로 결말이 지어진다. 2) 놀라서 앞에서부터 읽어보면 갑자기 튀어나온 요소가 아니라 지나치기 쉬운 곳에 암시나 복선이 충분히 깔려있다. 3) 거기에 읽으면서 웃을 수 있는 글이라면 금상첨화 덕분에 서술트릭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상당히 수준높은 서술트릭이 삽입되어있습니다. 특히 2권에서 속된 말로 뻑 갔습니다. ..
늑대와 향신료 15,16권 1. 늑대와 향신료 15,16권을 다 읽었습니다. 그래도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책을 다 읽었네요.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이미 이삿짐의 75% 서적인 상황에서 무게를 더 늘리고 싶지 않습니다. 늑대와 향신료 18권부터와 늑대와 양피지는 도착한 곳에서 사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2. 600페이지 넘게 투자한 피날레라고 하기에는 좀 아쉬운 점이 있네요. 무엇보다 14권을 읽고 바로 17권을 읽어도 될만큼 15,16권은 전체 흐름에서 보면 없어도 무방하다는게 큽니다. 레노스에서 바로 뇨히라로 가서 여관을 세웠다고 가정해도 거의 차이없는 결말을 맞이했을 것 같네요. 굳이 따지만 말에게 로렌스를 태우지 말라고 당부한 호로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 정도네요. 용병이란 요소를 넣으려고 ..
늑대와 향신료 14,17권 1. 1월 달부터는 연구 마무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두고 싶은데 하나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네요. 선형대수학 책도 아직 끝까지 못 읽었고, 로로나의 아틀리에도 아스트리드 엔딩 보는게 만만치 않아서 지연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내일하고 모레에 한 권씩 읽으면 계획한 부분까지 늑대와 향신료는 다 읽겠네요. 2. 14권에서는 지금과 달리 이렇다할 모험은 없었습니다. 현금의 가치가 차이나는 것을 이용해서 멋진 작전이 나오긴 하였지만 이제까지와 달리 사선을 넘나드는 모험은 없었죠. 이러한 조용한 분위기 속에 여행의 종착점을 앞둔 셋의 결의가 돋보이는 14권었습니다. 전권에서 등장한 프란은 콜에게 다시 한 번 불을 붙힌 것 같습니다.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의연한 모습은 콜에게 자기가 마을을 떠난 이유를 상기시키..
늑대와 향신료 11,13권 1. 이야기가 대단원을 향해 나아가면 불가피하게 스케일이 커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템포가 떨어지는 시점이 옵니다. 네, 딱 외전이 등장하기에 적절한 시점이지요. 11권, 13권은 모두 본편의 흐름과 떨어진 단편과 중편들의 모음집입니다. 두 권에서는 이제까지와 달리 호로와 로렌스가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11권에서는 에이브가 주인공인 '검은 늑대의 요람'이, 13권에서는 노라가 주인공인 '양치기와 검은 기사'가 실려있습니다. 두 이야기가 각 권의 핵심이 되는 중편이면서 마지막에 위치하고 있어 다 읽고 나면 11권은 에이브, 13권은 노라의 책이라는 인상입니다. 그나마 표지는 사수하였으니 호로도 체면치레는 한 것이 되려나요. 2. 이 두권의 또 하나의 특징은 콜이 등장하지 않는..
늑대와 향신료 10권, 12권 1. 하루에 4시간 이상 학부 시절 배운 과목들 복습하고 있고, 연말이라 사람 만날 일도 많습니다. 오늘만 해도 행정고시 합격해 5급 사무관을 단 후배들을 만나 신림에서 점심 식사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생각보다 읽는 속도가 안 나오고 있는 늑대와 향신료의 10권과 12권입니다. 11권,13권이 외전이라서 두 권씩 묶는다면 10,12권/11,13권으로 나누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2. 솔직히 10권은 좀 지루했습니다. 물론 이번 권의 내용은 전체 흐름에서 매우 중요한 이야기였습니다. 파슬로 마을에서 시작한 여행이 레노스까지 북상한 후 한 번의 전환점을 맞아서 롬 강을 따라 내려가는 여행으로 바뀐 것처럼 눈 덮인 윈필 왕국의 수도원에서 여행은 두번째 전환점을 맞이하여 요이츠를 구한다는 목적을 ..
늑대와 향신료 8,9권 1. 이 소설을 처음부터 다시 읽고 감상을 적었을 때가 봄이었고, KSIAM 발표 때문에 정신없어서 중지하였다가 어느샌가 잊어버렸었네요. 이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나 죄책감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놀이가 일과 다른 것은 바쁘거나 더 관심이 가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 그만두거나 내팽겨칠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제가 그래서 접속을 강요하거나, '숙제'가 많은 게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때가 많은 것이고요. 그래도 이 작품은 이번에 분가하면서 가지고 가기로 결정한 라이트 노벨 2작품 중에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이고, 이야기 시리즈는 아마 몇 작품만 골라서 집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마음 같아서는 모든 책을 가지고 가고 싶지만 책이란 무거워서 나르기도 힘들고, 공간도 많이 차지하는..
새로운 둔기가 인벤토리에 추가되었습니다. '작은 아씨들' 1부에서 4부까지 한 권으로 묶은 원서입니다. 이번에 교보문고에서 원서를 세일하고 있길래 가져왔습니다. 825페이지 책이 2만원이면 매우 저렴하죠. 요즘 전공서적 외의 영어 서적을 안 읽다보니 예전만큼 잘 읽히지가 않던데 하루에 한 챕터씩 꼬박꼬박 읽어야겠습니다. 예전에 '오 헨리 단편선'을 원서로 샀다가 고생을 한 경험이 있는데 다행히 영어가 평이해서 다행입니다.